린지 본 스키월드컵 역대 최다 63승 기록
한때 골프 천하를 호령하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정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빠진 앞니를 드러낸 채 여자친구 린지 본(미국)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앞서 우즈는 카메라맨과 부딪쳐 앞니가 부러졌다.
코르티나담페초 AP 연합뉴스
코르티나담페초 AP 연합뉴스
본은 하루 전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이 대회 여자 활강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개인 통산 62승으로 역대 최다 우승과 타이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날 슈퍼대회전에서도 1위에 올라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시상식이 시작되는 순간 카메라 기자들이 시상대로 몰려들었고, 한 기자가 무대로 급히 달려가다가 몸을 휙 돌리는 바람에 어깨에 멘 카메라로 우즈의 입을 가격해 왼쪽 앞니 한 개가 부러졌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엑셀 스포츠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우즈가 언제 인공치아를 박아 넣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즈는 다음주인 오는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에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어떠한 모습으로 필드에 등장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본은 이날 슈퍼대회전에서 1분27초0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어 2014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나 페닝거(오스트리아·1분27초88)를 제치고 월드컵대회 63승째를 쌓아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됐다. 전날 활강에서는 1970~80년 아네마리 모저 프뢸(오스트리아)이 남긴 역대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남녀를 통틀면 1980년대까지 현역 생활을 한 스웨덴의 잉에마르 스텐마르크가 86차례로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본은 2004년 12월 캐나다 레이크루이스에서 열린 대회 활강에서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활강 32차례, 슈퍼대회전에서는 21차례 월드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본은 앞니 빠진 남자친구 우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제 이룬 62승도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여기에서 타이거를 여기서 보게 돼 놀랍다. 그는 늘 나를 놀라게 한다. 그가 여기 와 준 것이 무척 고맙다. 많이 사랑한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5-01-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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