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심장수술에도 US오픈 2위…컴프턴 ‘인간승리’

두번 심장수술에도 US오픈 2위…컴프턴 ‘인간승리’

입력 2014-06-16 00:00
수정 2014-06-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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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컴프턴(34·미국)이 제114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1등보다 값진 2등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어렸을 때 발견된 심장 이상을 치료하고자 골프채를 잡은 컴프턴은 프로 선수로 입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US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인간 승리 드라마를 일궜다.

두 차례 이식 수술을 받은 그의 심장은 골프 업적을 이루는 데 지장이 되지 않았다. 더욱이 메이저 대회 출전 두 번만에 이룬 성과다.

컴프턴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7천562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합계 1언더파 279타로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인 마르틴 카이머(독일·9언터파 279타)와 8타 차이가 났지만, 정신력과 용기 면에서 컴프턴은 최고의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컴프턴은 9살 때 심장 이상이 발견돼 12살인 1992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가 프로 선수로 성장했다.

2002년부터 2부 투어에서 활동한 그는 2008년 5월 심장마비 증세로 또 한 번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6개월 만에 PGA 투어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탈스 클래식에 출전해 컷을 통과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꾸준한 용기를 인정받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리지상(Courage Award)’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컴프턴은 경기 후 “내 골프 인생이 이런 자리까지 와본 적은 없었다”며 “아직 충분히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마치 이긴 것과 같은 기분”이라고 감격해 했다.

이어 “흥분된다”며 “정말 특별한 순간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성과로 선수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것 같다”며 “내가 심장이식 수술을 두 번 받은 남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에 입증해냈다”며 앞으로도 골프선수로서 꾸준한 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역 예선을 통과해 US오픈 본선에서 공동 4위 안에 드는 선전을 펼친 컴프턴은 2015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는 기쁨도 누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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