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매뉴라이프… “랭킹 1위 탈환 욕심나”
‘여제’가 돌아왔다. 지난주 무려 59주 동안 지켜 왔던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온 박인비(KB금융)가 뒤늦은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거뒀다.박인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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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사일로 골프장(파71·6330야드)에서 끝난 매뉴라이프 LPGA 파이낸셜 클래식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무려 10개를 쓸어담아 10언더파 61타를 쳤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써낸 박인비는 크리스티 커(미국·20언더파 264타)를 3타 차로 제치고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 선수로는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8년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우승컵 수집에 나서 지난해에만 6승을 올렸던 박인비는 이로써 LPGA 투어 통산 10번째 봉우리를 밟았다.
펑산산(중국)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에 나선 박인비는 전·후반 각각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10언더파 61타는 지난해 3라운드에서 박희영(하나금융)이 기록한 코스레코드와 타이다. 특히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1라운드 4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했을 정도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지난해 정상을 휩쓸 당시의 퍼팅 감각을 재현해 낸 덕이었다.
박인비는 “지난 시즌 이후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고 주변에 압박감을 느끼고 조급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퍼트 자세나 스트로크에 대해 비디오를 보며 연구했고 그 플레이를 떠올리며 경기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또 “코스 자체에 버디 기회가 많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면서 역전 우승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면서 “오랜만에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기다렸던 첫 승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톱 랭커 복귀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박인비는 “정상 탈환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이번 우승으로 좋은 에너지와 자신감을 더했기 때문에 US여자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면서 “그 코스가 내 골프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밝혔다. “우승한 적이 없는 브리티시여자오픈도 욕심난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캘러웨이)는 공동 4위(16언더파 268타), 스테이시 루이스는 미셸 위(나이키 골프)와 공동 6위(15언더파 269타)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박희영은 공동 10위(13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06-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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