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달러 사나이…스텐손 PGA 플레이오프 우승

1000만 달러 사나이…스텐손 PGA 플레이오프 우승

입력 2013-09-24 00:00
수정 2013-09-2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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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랭킹 621위 추락 역경 노력·끈기로 완벽 재기 ‘화제’

“슬럼프 탈출에는 묘약이 없다. 부단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빠져나오기 마련이다.”

23일 미국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끝난 미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4라운드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선수로는 첫 플레이오프 우승이다.

그는 2009년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챔피언십 당시 ‘팬티샷’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다. 공이 진흙밭으로 날아가자 팬티만 남긴 채 옷을 벗고 샷을 날려 TV로 이를 지켜보던 골프팬들을 경악시킨 주인공이다. 사실, 이는 역경과 맞닥뜨렸을 때 그만이 취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그가 겪은 혹독한 두 차례의 슬럼프를 빠져나오는 과정도 어찌 보면 이와 비슷했다. 한때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고 2009년에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한 스텐손에게 슬럼프가 찾아온 건 이듬해. 후원사와의 소송에다 몸까지 허약해져 19개월 만에 랭킹은 230위까지 밀려났고, 재기마저 불투명했다.

랭킹이 달려 2011년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는 출전 자격도 얻지 못했지만 그는 자괴감에 빠지는 대신 널부러진 골프채를 곧추세웠다. 그리고 그해 스웨덴의 한 지역 대회에 출전해 2위의 성적을 냈다. 그는 당시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래도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좋은 성적”이라며 “연습보다 좋은 것이 대회 출전이더라”고 했다. 앞서 그는 2003년에도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 랭킹 621위까지 추락했지만 이듬해 유럽투어 헤리티지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 2007년까지 통산 6승을 따냈고 2009년 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으로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스텐손은 그때처럼 두 번째 슬럼프도 ‘정면 돌파’했다. 지난해 말 유럽투어 남아공오픈 우승으로 두 번째 재기에 성공한 그는 지난 4월 PGA 투어 셸휴스턴오픈에서 공동 2위, 스코틀랜드오픈 공동 3위, 브리티시오픈 단독 2위, 브리지스톤대회 공동 2위에 이어 2년 전에는 나가지도 못했던 PGA 챔피언십에서 단독 3위의 성적을 냈다.

2013시즌 PGA 투어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오른 그를 기다린 건 우승 상금 144만 달러 외에 보너스 1000만 달러의 뭉칫돈. 두 차례의 ‘패자부활전’을 훌륭하게 치른 그의 몸부림에 대한 보상이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9-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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