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더프너링’ 더프너 ‘이제는 실력으로 승부한다’

PGA- ‘더프너링’ 더프너 ‘이제는 실력으로 승부한다’

입력 2013-08-12 00:00
수정 2013-08-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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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골프 실력보다 특이한 표정·자세와 웨글(클럽 헤드를 좌우로 흔드는 것)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제이슨 더프너(36·미국)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프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 동코스(파70·7천163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의 성적을 낸 더프너는 2위 짐 퓨릭(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은 144만5천 달러(약 16억원)다.

16세의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 2000년 프로로 데뷔한 더프너는 2001년부터 3년을 2부 투어에서 뛰고 난 뒤인 2004년에야 PGA 투어에 입성했다.

그나마도 2005년과 2006년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가 2007년에 PGA 투어로 복귀하는 순탄치 않은 인생이었다.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14번 홀까지 5타 차 선두를 달리던 더프너는 15∼17번 홀 연속 보기로 타수를 까먹고 당시 같은 무명이던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함께 연장전에 끌려들어 가 우승을 놓친 경험이 있다.

브래들리는 단숨에 무명에서 탈출,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영건’으로 자리매김했으나 더프너는 ‘147전 148기’를 이루는 데 실패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결국 프로 데뷔 후 12년이 지난 2012년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164경기 만에 대망의 첫 승리를 거둔 더프너는 그해 5월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거두며 마침내 ‘대기만성’의 꽃을 피웠다.

더프너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인 63타를 치는 등 뛰어난 샷감을 자랑하며 193경기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려 2년 전 설움 또한 털어냈다.

더프너는 경기 후 “2년 만에 마침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당시 받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브래들리가 우승한 것을 축하해줬는데 그가 그 순간 함께 있어줘서 고마웠다”며 “이번 우승은 내 골프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골프 실력을 입증했으나 더프너는 그동안 실력보다 넋이 나간 표정과 자세, 특이한 웨글 등으로 주목받았었다.

더프너는 올해 초 참석한 한 행사에서 어린이들은 교사 쪽을 바라보며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와중에 벽에 기댄 채 아무 관심이 없다는 표정과 자세를 취하는 사진이 퍼져 관심을 끌었었다.

’더프너링’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 표정과 자세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리키 파울러(미국) 등 여러 골프 선수들이 따라 하면서 더프너는 순식간에 인터넷 스타가 됐다.

수차례 웨글을 한 뒤 스윙을 하는 것 또한 더프너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다.

더프너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벤 호건, 샘 스니드(이상 미국) 등 전설의 골퍼들이 웨글을 하는 것을 보며 연습을 했기 때문에 그런 습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골프 코스 안팎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기만성 인생 스토리’의 클라이맥스를 찍은 더프너가 앞으로 어떤 골프 인생을 펼쳐 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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