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지배하는 자 ‘클라레 저그’ 품는다

바람을 지배하는 자 ‘클라레 저그’ 품는다

입력 2013-07-17 00:00
수정 201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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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42회 브리티시 오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이 142번째 ‘클라레 저그’의 주인을 찾는다. 18일 밤부터 나흘 동안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는 첫 오픈대회라는 자존심 때문에 공식 명칭도 대명사격인 ‘디 오픈’이다.
4번째 디 오픈 정상 노리는 황제
4번째 디 오픈 정상 노리는 황제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이 18일 개막,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16일 대회 장소인 영국 무어필드 골프장에서 열린 연습 라운드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우즈는 대회 정상을 노린다.
무어필드 AP 특약


디 오픈은 늘 해변을 끼고 도는 자연 그대로의 링크스코스에 열린다. 총상금 525만 파운드(약 89억원)가 걸린 올해 대회에서 우승자는 95만 4000파운드(약 16억 2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은으로 만든 술주전자인 클라레 저그를 챙기게 된다.

대회장인 뮤어필드(파71·7192야드)는 첫 대회인 189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6차례 브리티시오픈을 유치했다. 가장 최근 대회가 2002년. 올해는 파71로 세팅된 데다 전장이 지난 대회보다 185야드나 늘었다. 페어웨이는 다른 코스들과 달리 평평한 편이지만 무릎 높이의 길고 질긴 러프, 홀당 평균 6~7개나 널려 있는 어른 키 깊이의 ‘항아리 벙커’가 골퍼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공을 러프로 보내기만 하면 한 타를 까먹는 건 각오해야 하고, 깊은 벙커에 빠지면 턱이 덜 높은 뒤나 옆으로 공을 빼내야 할 경우도 있다.

가장 큰 적은 변화무쌍한 날씨다. 뮤어필드의 날씨에 대해 ‘골프의 전설’ 잭 니클로스(미국)는 “보시는 대로”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말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거친 데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바람에 맞서 어떻게 샷을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은 기껏해야 연속 2개홀에서 같은 풍향을 경험할 수 있을 뿐, 매홀 방향이 다른 바람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승 후보 1순위는 역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2006년 로열리버풀코스에서 우승할 때까지 3차례나 디 오픈 정상에 섰다. 그러나 4번째 클라레 저그, 15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하기엔 최근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달 US오픈에서 왼쪽 팔꿈치 부상 탓에 약 1개월간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다. 분명 악재다. 더욱이 2002년 뮤어필드는 우즈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디 오픈 3라운드에서 10오버파 81타의 참사를 당했다. 앞서 열린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달아 제패, ‘그랜드슬램’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결국 3연승의 꿈을 접었다. 우즈가 18홀에서 10오버파 81타로 망가진 것은 이때가 유일하다.

반면, 156명 가운데 어니 엘스는 뮤어필드가 반갑다. 우즈가 고전했던 2002년 대회 연장전 끝에 두 번째 우승을 움켜쥔 주인공이다. ‘레프티’ 필 미켈슨(미국)도 후보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4개 모은 메이저 우승컵 중 유럽에서 수확한 게 아직 없다. 그러나 지난주 전초전으로 열린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우승, 이번에야말로 ‘유럽 징크스’를 깨뜨리겠다는 각오다.

한국(계) 선수 5명도 샷을 벼른다. 최경주(43·SK텔레콤)를 비롯해 양용은(41·KB금융그룹), 재미동포 존 허(23),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 등이다. 김형성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 랭킹 덕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7-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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