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저득점 경기에 ‘호통’과 ‘한숨’ 쏟아진 농구 코트

시즌 최저득점 경기에 ‘호통’과 ‘한숨’ 쏟아진 농구 코트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1-05 02:27
수정 2021-01-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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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이 4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의 경기 중 선수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WKBL 제공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이 4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의 경기 중 선수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WKBL 제공
부천 하나원큐와 용인 삼성생명이 이번 시즌 최저득점 경기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양팀 감독은 무관중으로 적막한 코트에 호통과 한숨을 쏟아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성생명은 4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와의 경기에서 64-49로 승리했다. 이날 점수는 이번 시즌 양팀 도합 최저득점 경기였다. 점수만큼이나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하나원큐는 강이슬과 고아라가, 삼성생명은 김한별이 부상으로 빠졌다.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의 공백은 곧바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하나원큐는 1쿼터 8분 동안 득점하지 못한 끝에 4득점으로 마쳤다. 턴오버도 8개나 나왔다. 둘 다 이번 시즌 처음 나온 불명예 기록이다. 1쿼터부터 16-4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나는 듯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에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의 목소리가 커졌다. 무관중으로 선수들의 신발 마찰음만 가득했던 코트에 이 감독이 선수들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작전타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의 목소리는 이내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2쿼터 흐름을 내준 삼성생명은 3쿼터에도 주춤하며 36-36으로 동점이 됐다. 유리한 흐름을 내주자 임 감독이 선수들에게 연신 호통치는 목소리가 코트에 가득했다. 평소 온화함으로 무장해 신사의 품격을 자랑하는 두 감독의 낯선 모습이었다.

호통을 쳐도 달라지지 않는 경기력은 한숨으로도 이어졌고, 결국 이날 경기는 시즌 최저득점 경기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올스타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기에 보는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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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자축하는 삼성생명 선수들. WKBL 제공
승리를 자축하는 삼성생명 선수들. WKBL 제공
경기가 끝나고 승장도 패장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미팅이 평소보다 길었던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감 있게 했는지, 겁 안 내고 했는지 물어봤다”면서 “선수들이 가슴 속에서 화가 나든지 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임 감독은 보다 근본적인 ‘경기력’의 문제를 짚었다. 임 감독은 “아웃사이드에서 던지는 슛이야 안 들어갈 수도 있는데 인사이드 이지샷은 꼬박꼬박 넣어줘야 흐름이 이어진다”면서 “여자농구가 그런 걸 못 넣고 있기 때문에 선배들보다 수준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이라고 슛이 다 들어간 건 아니다. 예전에도 60~70점대 경기가 있었다”면서 “그래도 선배들은 이지샷, 미들슛, 오픈슛 확률이 높았다. 메이드가 되니까 농구를 한다는 느낌을 줬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는데도 못 넣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용인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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