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가 된 강을준 감독 “대성아 빼기, 나누기를 잘 해야해”

수학자가 된 강을준 감독 “대성아 빼기, 나누기를 잘 해야해”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12-06 22:10
수정 2020-12-0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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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이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BL 제공
이대성이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BL 제공
성리학자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은 요즘 수학자로 변신해 ‘수학적인 농구’를 추구한다. 촌철살인의 어록이 빛나는 강 감독이 복잡한 농구의 정답을 명확하게 풀기 위해 택한 비법이다. 얼핏 보면 농담 같으면서도 깊은 의미가 함축된 강 감독의 수학 농구는 오리온의 연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리온은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방문 경기에서 96–78로 승리했다. 수학적으로는 18점이 차이가 난 이 경기는 오리온이 SK보다 2점슛 1개를 더 넣었고(+2), 3점슛 7개를 더 넣었으며(+21), 자유투에서 5개 덜 넣은(-5) 경기였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외곽포에서 주로 승부가 갈렸다.

이날 경기에서 이대성은 ‘강 감독의 수학론’의 1등 수강생이었다. 이대성은 팀 내 최다인 17점을 넣었고 마찬가지로 팀 내 최다인 12리바운드를 책임졌고, 또 마찬가지로 팀 내 최다인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학적으로 1등이었으니 승리했을 때 나타나는 ‘영웅’으로 평가받을 만한 활약이었다.

강 감독은 “대성이가 가슴을 내려놓고 이야기하면 정말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며 “한 번씩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조금씩 덜 튀고 있다”고 칭찬같지 않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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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고 있는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 KBL 제공
대화하고 있는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 KBL 제공
수강생 이대성이 배운 강 감독의 수학론은 뭘까. 더하기, 빼기, 나누기다. 아쉽게도 아직 곱하기는 없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가드들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은 더하기는 공격, 빼기는 어시스트, 나누기는 내가 준 패스가 어시스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셨다”며 수학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나한테 더하기밖에 못 한다고 많이 혼내신다”며 “지금은 빼기, 나누기를 잘 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신다”고 웃었다.

강 감독의 수업은 이대성의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 이대성은 평균 16.5점 5.2리바운드 6.1어시스트 2.1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눈에 띄는 기록은 어시스트다. 이대성은 지난 시즌 전주 KCC로 트레이드 된 후 23경기에 나섰지만 1.9어시스트에 그쳤다. 같은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기록하던 5.1어시스트와 큰 차이가 났다. 그러나 오리온으로 옮긴 이번 시즌 이대성은 강 감독의 강의와 동료들의 활발한 움직임 덕에 자신도 동료도 살아나는 플레이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대성은 “원래도 밝은 성격이지만 감독님 덕분에 더 밝아지지 않았나 싶다”며 “감독님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밝게 지낼 수 있다는 게 큰 복”이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오리온은 어느덧 공동 2위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1위 전주 KCC다. 2라운드를 6승2패로 달려온 오리온이 마지막 문제인 KCC를 잘 풀고 3라운드를 맞을지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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