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할인받자” “뺏고 또 뺏고”

“차 할인받자” “뺏고 또 뺏고”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10-06 22:46
수정 2020-10-07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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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이색 출사표’

이상범 감독, 부상 속출에 “튼튼한 DB”
감독 10명 중 7명, SK 우승 후보로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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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6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0~21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KCC 전창진, KT 서동철, 삼성 이상민, 전자랜드 유도훈, DB 이상범, 현대모비스 유재학, SK 문경은, 오리온 강을준, KGC 김승기, LG 조성원 감독. 연합뉴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6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0~21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KCC 전창진, KT 서동철, 삼성 이상민, 전자랜드 유도훈, DB 이상범, 현대모비스 유재학, SK 문경은, 오리온 강을준, KGC 김승기, LG 조성원 감독.
연합뉴스
‘할인’, ‘튼튼’, ‘뺏고 또 뺏고’.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이색 출사표를 쏟아 냈다. 2020~21시즌 개막을 사흘 앞두고 6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다.

새 시즌 각오를 다섯 글자로 압축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리빌딩 과정의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올 시즌을 마치고 차를 바꾼다고 한다”면서 “우리 팀은 우승하면 자동차를 대폭 할인받을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할인받자고’로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서울 SK와 공동 1위를 한 원주 DB의 이상범 감독은 ‘튼튼한 DB’라고 답했다. 비시즌 부상자가 속출했던 탓이다. SK 문경은 감독은 늘 강조하는 희생, 조직력, 스피드를 줄여 “다시 희조스”라고 했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은 “뺏고 또 뺏고”라고 팀 컬러인 압박 농구를 에둘러 표현하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팀을 대표해 참석한 선수들도 입담을 과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허훈(부산 kt)이 2시즌 연속 연봉킹 김종규(DB)에게 “쉴 때 청담동에 자주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며 “멋진 고가 외제차를 기다린다는 소문도 있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당황한 김종규는 “차는 늘 타던 차를 타고 청담동에는 머리 자르러 간 게 전부”라고 답한 뒤 자신의 질문 차례가 오자 “오늘 한 시간 반 정도 지각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받아쳤다. 그러자 허훈은 “막내인데 늦어서 죄송하다”며 “너무 일찍 모이는 것 같아 내 생각대로 왔는데 다음부터는 늦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이날 SK가 ‘공공의 적’으로 손꼽혔다. 감독 10명에게 자신의 팀을 제외하고 우승 후보 한 팀을 꼽아 달라고 하자 7명이 SK를 지목했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KGC를 지목하면서도 “부상 변수가 있지만 SK도 후보”라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은 “강을준 감독의 언변에 선수들이 녹아든 것 같다”며 고양 오리온을 골랐다. 경계 1호가 된 문경은 감독은 KGC로 화살을 돌렸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대성(오리온)과 변준형(KGC)이 새 시즌 기대되는 선수로 꼽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10-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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