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감독·열정은 신인… 코트에 선 51세

나이는 감독·열정은 신인… 코트에 선 51세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9-20 23:04
수정 2016-09-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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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일반인 드래프트 도전

허재 감독과 동갑인 최양석씨, 아들뻘 유망주들과 테스트 받아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도 농구에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51세 아저씨가 프로농구연맹(KBL) 일반인 실기 테스트를 통해 프로농구 선수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연맹(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일반인 실기 테스트에 도전한 최양석씨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연맹(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일반인 실기 테스트에 도전한 최양석씨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허재(51)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동갑인 최양석(176㎝)씨는 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실기 테스트에 아들뻘인 11명과 함께 코트에 섰다. KBL 기술위원회의 다섯 위원과 구단 전력분석원들의 매서운 눈길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씨는 기본기 테스트를 받고 5-5 경기까지 펼쳤다.

최씨는 실기 테스트에 응하는 데 대해 “대학 1학년 때 시작한 동호회에서 30년 넘게 꾸준히 일주일에 두 차례 농구를 했다. 안 되는 걸 알지만 2군에서라도 뛰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털어놓았다. 광주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서울에서 사업하던 7년 동안에도 주말이면 광주에 내려가 동호회 농구를 즐겨 왔다”고 덧붙였다.

나중에 기업인으로 변신한 양희승(42) 등 광주고 농구부 출신들과 어울려 기량을 닦았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동네 농구’ 티를 벗지 못한 최씨는 2쿼터 첫 득점을 터뜨리고 스틸 1개, 리바운드 2개를 기록했다. 스크린도 걸고 박스아웃도 하며 연신 땀을 흘렸고 벤치에서는 아들뻘 동료들에게 음료수를 먼저 건넸다.

최씨는 “동호회는 큰 경기가 아니면 맨투맨을 펼치지 않는데 4쿼터 내내 맨투맨을 하려니까 힘들다”며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KBL 김성태 경기운영팀장은 ‘언론의 관심을 끌려고 51세 참가자를 뽑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절대 아니다. 결격사유가 없고 연령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테스트에 나오라고 통보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실기 테스트는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소속돼 있지 않은 일반인이 KBL 선수에 도전할 수 있는 무대로, 이항범(2004년 KCC), 하승진(2008년 KCC), 이대성(2013년 모비스)이 이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이날 참가한 12명 중 일반인은 셋, 대학 선수로 뛴 이는 9명이었지만 선수 경력이 전혀 없는 참가자는 최씨가 유일했다.

일본 후지대 졸업 예정인 오종균(25·183.5㎝)이 3점슛 8개를 꽂았고, 명지대를 졸업한 김준성(24·177.1㎝)도 견실한 기량으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 출신 조의태(24·195㎝)와 청소년대표 출신이자 중앙대 휴학 중인 김형준(23·195㎝)도 관심을 모았다.

KBL은 22일 오전 합격자를 발표하며 통과한 이들은 다음달 18일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14명이 도전해 4명만 이 관문을 통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09-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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