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통증으로 운동선수 생명끝났던 19살 금메달리스트

엉덩이 통증으로 운동선수 생명끝났던 19살 금메달리스트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8-05 22:42
수정 2021-08-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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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이형증으로 육상에서 카누로 전환한 미국 네빈 해리슨 선수, 2020 도쿄올림픽 여성 카누 200m서 금메달

2020 도쿄 올림픽 여성 카누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네빈 해리슨 선수가 5일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여성 카누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네빈 해리슨 선수가 5일 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19세 소녀 금메달리스트 네빈 해리슨은 5년 전 의사로부터 운동선수로서의 생명이 끝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해리슨은 14살때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올림픽을 꿈꿨다. 그녀는 “나는 항상 트랙에서 달리는 것을 꿈꿨다”고 털어놓았다. 100m와 200m 달리기에서 해리슨은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갑자기 엉덩이 통증이 찾아왔다. 의사는 고관절 이형증이라고 진단했다. 주로 강아지들이 많이 겪는 질환으로 엉덩이 고관절과 대퇴골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질병이다.

달리기는 끔찍한 고통이었기 때문에 결국 해리슨은 달리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육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접은 소녀는 달리기가 필요없는 다른 운동 종목으로 전환했다.

3년 만에 그녀는 카누 세계 챔피언이 됐고, 2년 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맸다.
미국 네빈 해리슨 선수가 5일 2020 도쿄올림픽 여성 카누 200m 종목에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네빈 해리슨 선수가 5일 2020 도쿄올림픽 여성 카누 200m 종목에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해리슨은 5일 카누 200m를 45.932초에 끊으면서, 5년 전 포기할뻔 했던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뤘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해 처음 여성 카누를 올림픽 종목에 추가했다. 30년 가까이 카누는 남성 전용 스포츠였다.

은메달리스트보다 거의 1초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해리슨은 믿을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해리슨은 “올림픽 금메달은 정말 큰 꿈”이라며 “이룰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는 울다가 웃으며 행복해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자란 해리슨은 12살에 처음 카누를 접했다. 엉덩이 통증으로 축구, 소프트볼처럼 어렸을 때부터 했던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카누에 몰두했다.
네빈 해리슨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 여성 카누 200m 종목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EPA 연합뉴스
네빈 해리슨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 여성 카누 200m 종목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EPA 연합뉴스
카누는 미국 선수가 강한 운동 종목이 아니어서 최근 30여개의 대회에서 미국 선수가 결선에 진출한 것은 단 한번에 불과했다. 이 한번은 해리슨이 17살에 이룬 것으로 국제 대회 진출 첫 해에 우승을 한 것이다.

올림픽 훈련을 위해 해리슨은 시애틀에서 조지아로 옮겼다. 고등학교 졸업 댄스파티에 참석하는 대신 오직 혼자서 훈련만을 반복했다.

그녀에게는 코치가 있긴 했지만 배우거나 본받을 만한 미국 선수가 없었다. 그녀의 우상은 카누 선수 대신 우사인 볼트와 같은 육상 스타였다.

해리슨은 “이제 나는 물에서 트랙을 갖게 됐다”며 “물에서 달리는 것이 훨씬 좋다”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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