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백스테이지]
점화식 직후 해안가 ‘2성화대’로 이동시민 위해 옮겼나 했더니 “구조 때문”
불꽃은 없지만 선수들의 열정은 활활
2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와 아리아케를 잇는 ‘꿈의 대교’ 유메노오하시 위에서 올림픽 성화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개막식 때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점화된 성화는 경기장의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제2성화대인 유메노오하시로 옮겨졌다.
도쿄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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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찾았다.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 선수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지난달 23일 개회식이 치러졌다. 안타깝게 날짜 계산을 잘못해 개회식 당일까지 격리 기간이었다. 개회식은 TV로 지켜봤다. 안락했지만 아쉬웠다. 주경기장에 온 김에 성화를 보며 개회식 분위기를 느껴 보려 했다.
지난해 3월 유튜브 라이브로 그리스 현지에서 채화되는 모습을 접했던-세상 좋아졌다-이번 성화는 사연이 많다. 이미 1년 5개월 전 일본에 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림픽이 연기되며 체류가 길어졌다.
그런데 경기장 구석구석을 둘러봐도 일장기와 오륜기만 펄럭이고 있을 뿐 성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주경기장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미디어 지원팀 이메일 주소를 준다. 조직위는 ‘성화는 개회식 뒤 유메노오하시(꿈의 대교)에 있는 제2 성화대로 옮겨져 폐막 때까지 도쿄 해안 지역에 불을 밝힌다. 성화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수소(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에서 만든)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과거 보도자료를 보내줬다.
촬영하려면 신청하라고 친절하게 문서 양식을 첨부해서.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방침으로 성화를 직접 접하지 못하는 일반 시민을 위해 옮겼나 지레짐작했더니 조직위는 ‘경기장의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지 올림픽을 홍보하려거나 일반 시민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간단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했다. 한마디로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에 성화가 없다는 이야기다. 성화가 모든 경기장에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경기장에서 선수들을 향해 타오르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다소 낯선 느낌을 준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고가 되고자 사력을 다해 뛰고 또 뛰었다.
2021-08-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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