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러 이해의 가교’ 통역사 조은영·콘스탄틴 씨

<올림픽> ‘한-러 이해의 가교’ 통역사 조은영·콘스탄틴 씨

입력 2014-02-05 00:00
수정 2014-02-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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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미디어센터 공식통역사 “올림픽은 서로 이해할 기회”

금발의 외국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이 테이블 앞에 나란히 앉아 웃으며 수다를 떤다.

이 장면만 놓고 보자면 둘 사이에 오가는 언어는 영어, 혹은 다른 외국어일 것 같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우린 안 친하니까” 등의 유창한 한국어 농담이 연방 흘러나온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한국어 공식통역을 담당하는 조은영(오른쪽)씨와 콘스탄틴 골로그루로프)씨.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한국어 공식통역을 담당하는 조은영(오른쪽)씨와 콘스탄틴 골로그루로프)씨.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한국어 공식통역을 담당하는 조은영(27)씨와 콘스탄틴 골로그루로프(29)씨다.

이번 대회 MMC에서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 두 사람이 각종 기자회견 등에 참석, 선수단과 취재진의 ‘입과 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할 경우 한국 기자 등을 위해 한국어 통역을 해주고, 반대로 한국 주요선수들이 기자회견을 하면 선수들이 하는 말을 러시아어로 통역하는 역할을 한다.

모스크바 국립 외국어대학교에서 동문수학한 두 사람은 먼저 소치올림픽 통역사로 뽑힌 골로그루로프 씨가 조은영씨를 추천하면서 함께 소치에 왔다.

골로그루로프 씨는 한국인이 말하듯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러시아에서 또 언제 올림픽이 열리겠느냐”면서 “역사적인 행사이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은영씨도 “선수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 최대한 전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등을 했다는 골로그루로프 씨는 지금은 격투기를 즐기는 ‘스포츠광’이다.

그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빅토르 안(안현수)과 김연아 등을 알고, 유감스럽게도 한국팀이 참가하지 못하는 아이스하키에서 대부분의 러시아 선수들을 안다”면서 “알렉스 오베츠킨을 한번 보고 싶다”고 웃었다.

지난해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도 통역을 돕는 등 한국 스포츠와 여러 번 인연을 맺은 조은영씨는 한국 선수 대부분을 줄줄이 꿰는 팬이다.

그는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갔을 때 많이 아쉬웠다”면서 “김연아를 꼭 보고 싶고, 컬링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골로그루로프 씨가 “아까는 이승훈이 잘생겼다며 좋아하더니 인터뷰에서는 다른 얘기를 한다”고 몰아세우면서 일순간 두 사람 사이에 웃음이 번졌다.

한국어로 완벽하게 의사소통을 하며 즐거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소치올림픽을 통해 서로의 이해를 높여야 할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와도 닮아 보였다.

실제로 두 사람은 한국인과 러시아인들 사이에 문화의 차이로 오해가 생기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번 올림픽은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조씨는 “코트라에서도 통역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이해 부족으로 오해가 쌓여 일이 어긋나는 경우를 보고 안타까웠다”면서 “러시아에 대해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과대 포장된 면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러시아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002년 월드컵은 러시아에서도 한국을 널리 알린 계기였다”면서 이번 대회도 한국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를 높일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골로그루로프 씨도 한국 회사에서 잠시 일한 기억을 “한국 기업의 군대 생활을 했다”고 익살맞게 표현하면서 “문화와 행동의 차이가 많다”고 했다.

골로그루로프 씨는 “한국인들은 흔히 군대나 무기 등으로 러시아를 기억하지만, 소치올림픽을 계기로 다른 좋은 일로도 러시아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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