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실패, 이번엔 달라”

“밴쿠버 실패, 이번엔 달라”

입력 2014-01-21 00:00
수정 2014-01-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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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파이프 선구자 김호준

김호준(25·CJ제일제당)은 스노보드 불모지 한국에서 ‘신동’으로 불렸다. 4살 때 스키숍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처음 스키를 신은 김호준은 국내에 보드가 본격 보급된 8세 때 스노보드에 입문했다. 꼬마가 기가 막히게 보드를 탄다는 소문이 돌자 유명 스노보드 메이커인 ‘버튼’이 장비를 후원해 줄 정도였다.
김호준
김호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은 김호준은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0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8년에는 같은 대회 5위에 올라 국내 스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스노보드 선수로는 한국 최초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신동’은 이제 ‘선구자’가 됐다. 2009년 중국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선수 40명 중 26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좌절이 컸던 탓일까. 이후 김호준은 잠시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2011년 1월 터키 에르주룸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했고, 2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일궈 냈다. 특히 지난달 핀란드 루카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음에도 당당히 결선에 진출해 9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일찌감치 확보한 김호준은 밴쿠버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호준은 “밴쿠버에서는 너무 긴장돼 출발이 안 될 정도로 다리가 떨렸다. 쉬운 기술에서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의 아픔은 소치에서 좋은 약이 될 게 분명하다.

김호준의 주종목인 하프파이프는 반원형의 슬로프를 왕복하며 점프 기술을 선보이는 경기로 스노보드 종목 중 가장 화려하지만 부상 위험이 높다. 김호준도 여러 차례 부상에 시달렸다. 중학교 때는 발목 인대가 끊어졌고, 고등학교 때는 어깨를 다쳐 수술을 했다. 그러나 김호준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김호준은 지난 6~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브레켄리지에서 열린 US그랑프리에 참가해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김호준은 현재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어깨 부상 재활에 몰두하고 있으며, 다음 달 3일 격전지 소치로 날아간다.

소치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종목에는 김호준 외에도 평행회전 김상겸(25·강원도스키협회)과 신봉식(22·고려대), 하프파이프 이광기(21·단국대)가 출전할 예정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01-2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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