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내 예배당 운영 윤덕신씨
1988년 이후 직접 경기장 방문학생 때 선수생활… 부상에 포기
윤덕신 목사
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한 할머니가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을 줄줄줄 뀄다. 심지어 올림픽을 ‘직관’(직접관람)하는 것도 이번이 8번째라고 한다. 외모와 달리 범상치 않은 할머니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1990년부터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내에서 예배당을 운영해 온 윤덕신(66·여의도순복음교회 체육교구) 목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날 만난 윤 목사는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까지 오느라 여독이 덜 풀렸을 텐데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내에서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바르셀로나(1992년)·애틀랜타(1996년)·시드니(2000년)·아테네(2004년)·베이징(2008년)·런던(2012년)올림픽 그리고 이번 리우대회까지 모두 직접 경기장을 찾아다녔다”며 “목이 터져라 응원한 것이 통해서 선수들에게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렇게 내 돈을 들여가며 열심히 쫓아다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목사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아 초등학교 시절에는 육상선수로 뛰었고, 중학교 때는 농구선수로 활동했었다. 하지만 운동 도중 갈비뼈 쪽에 강하게 공을 맞아 늑막을 다치면서 1년여간 치료를 받았다. 이때 몸이 많이 상해 운동선수의 길을 포기했다. 성인이 돼서는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지만 운동에 대한 미련을 좀처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1990년 태릉선수촌 내에 예배당인 ‘샬롬회’를 만들어 개신교를 믿는 대표팀 선수들의 신앙생활을 도왔다.
윤 목사는 “시합장에서의 응원소리를 통해 선수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경기에서 승리하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리우데자네이루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6-08-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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