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네

처음부터 끝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네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8-22 18:12
수정 2016-08-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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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녹조라테’ 수영장… 에티오피아 반정부 ‘엑스’ 세리머니… 판정 논란에 윗옷 벗어던진 몽골 레슬링 코치

정말 역대급 ‘말 많은 대회’였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열전 16일을 마감하는 22일(이하 한국시간)에도 낯 뜨거운 일이 있었다. 레슬링 자유형 남자 65㎏급 동메달 결정전 도중 판정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몽골 코치 둘이 심판에 항의하다 테크니컬파울을 얻어 메달을 놓치자 윗옷과 바지를 벗어 심판석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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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데일리(영국)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녹색으로 변한 수영장에서 다이빙 연습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톰 데일리(영국)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녹색으로 변한 수영장에서 다이빙 연습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22일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팔을 들어 ‘엑스’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EPA 연합뉴스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22일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팔을 들어 ‘엑스’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EPA 연합뉴스


결은 다르지만 몇 시간 앞서 남자 마라톤 2위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 팔을 들어 ‘엑스’자 모양을 만들었고, 기자회견장에서도 같은 동작을 해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란 지적이 나왔다. 릴레사는 자국 비밀경찰의 탄압에 저항하는 오모로족의 의지를 대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헌장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는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폐막식 중간에 진행된 시상식에서 그에게 은메달을 수여했다. 비슷한 사례로 메달을 박탈한 전례가 있는데 바흐 위원장은 어깨까지 두드리며 격려해 메달을 박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막 전부터 부실한 경기장 및 선수촌 준비, 지카바이러스와 수질 및 환경 오염 우려, 치안 부재 등으로 온갖 말들이 난무했던 이번 대회는 그러나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정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금지약물 복용)을 저지른 것이 확인된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를 둘러싸고 IOC와 종목별 국제연맹의 의견 차 때문에 적지 않은 혼선이 있었다. 여기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중재로 사안이 꼬이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IOC가 2020 어젠다의 하나인 약물 추방에 대한 명확한 프로그램과 일정에 대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과 원활한 의견 조율을 못한 탓이 가장 컸다. 러시아 선수단은 육상 선수 87명 중 86명 등 당초 인원에서 110여명의 발이 묶이고 271명만 출전해 종합 순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샘플을 더 오래 보관해 새로운 기법으로 조사하면 이번 대회 메달리스트의 박탈 사례가 늘어나 후유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회 막판 미국 수영 선수들의 노상 강도 거짓말은 최악이었다. 주유소 시설을 파손하고 경비요원과 실랑이를 벌인 사실을 숨기려고 개최지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호주 럭비 대표팀의 주장 등 9명은 남자농구 호주-세르비아 경기를 좋은 자리에서 보려고 출입카드를 변조하는 파렴치한 짓을 벌였다. 초반 선수촌 성폭행과 성추행으로 고발된 선수도 있었고, 중반 다이빙 경기장 물빛이 녹조가 깔린 듯 녹색으로 변해 선수들이 기겁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6-08-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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