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레슬링 ‘달랑’ 銅 1개…또 최악 성적

<올림픽> 레슬링 ‘달랑’ 銅 1개…또 최악 성적

입력 2016-08-21 07:34
수정 2016-08-2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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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삼성그룹 손 뗀 뒤 협회 재정 악화

대표팀, 체력 훈련에 집중하다 기술은 뒤처져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평가받았던 한국 레슬링이 추락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그레코로만형 3체급(57kg, 66kg, 75kg), 자유형 2체급(59kg, 86kg)에 출전해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금 1, 동 1) 이후 1980년 모스크바 대회(불참)를 제외하면 가장 부진했던 2008년 베이징 대회와 같은 성적이다.

한국 레슬링은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2개씩 따냈다.

은과 동메달도 다수 있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는 금메달이 1개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은메달을 1~3개씩 따내 그나마 위안이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아무도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했다. 동메달 한 개가 전부였다. 역대 최악 성적표였다. 1976년부터 이어오던 금맥도 끊겼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맥은 다시 이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그리고 4년 뒤 맞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다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4년 전보다 한 체급 올린 75kg급 김현우가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놓쳤지만, 한국 레슬링의 추락은 예고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참담한 성적표는 대한레슬링협회의 열악한 재정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레슬링은 1983년부터 삼성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지원이 중단됐다.

이는 협회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전직 회장이 수억 원의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출연금을 둘러싸고 회장과 집행부 간 분쟁도 곪아 터졌다.

회장은 1년이 멀다고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협회가 30억 원대의 예산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는 지경이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후원사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지원은 뒷전이 돼버렸다.

이번 올림픽에 온 레슬링 대표팀은 선수 5명을 포함해 총 8명.

그러나 단 한 명의 훈련 파트너도 함께 오지 못했다.

다른 종목 대표팀과 달리 선수단을 제외하면 협회 사무국 직원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대표팀 역시 기술 부분에서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수들은 생사를 넘나든다는 혹독한 ‘사점(死點) 훈련’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체력적으로는 유럽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기술은 크게 부족했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서 드러났다.

김현우는 16강에서 6점을 내준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 메달 기대주로 관심이 쏠렸던 류한수 역시 3~4위전에서 테크니컬 폴로 졌다.

한국 레슬링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레슬링인이 다시 똘똘 뭉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96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영일 해설위원은 “레슬링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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