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5위 한국 여자배구 4위 이탈리아 꺾고 4강 파란
맏언니 이숙자(31)와 정대영(31·이상 GS칼텍스)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김연경(24)과 한송이(28·GS칼텍스)는 펄쩍펄쩍 뛰며 어쩔 줄 몰랐다. 세계랭킹 15위의 한국 여자배구가 4위 이탈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8일 런던 올림픽파크 코퍼 복스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8강전을 1점 차이로 이겨 극적으로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부둥켜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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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김연경의 활약은 여전했고, 끈끈한 수비가 더해졌다. 1세트 후반 세터 김사니를 빼고 이숙자를 넣어 중앙 공격을 살리고 상대 눈을 어지럽힌 게 주효했다. 1세트를 18-25로 내주며 흔들린 대표팀은 2세트 후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시소게임을 벌이다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고 상대 범실까지 묶어 2세트를 25-21로 가져왔다.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 들어 한국을 괴롭히던 시모나 지올리의 이동공격을 김연경이 블로킹한 뒤 황연주(26·현대건설)가 서브 득점을 올려 17-12로 점수 차를 벌린 한국은 센터 양효진(23·현대건설)의 중앙 속공으로 24-20 세트포인트다 만든 뒤 역시 양효진의 속공으로 마침표를 찍어 3세트도 가져왔다. 이후부터는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가 됐다. 블로킹까지 살아났다. 4세트에선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당황한 이탈리아 선수들의 범실이 이어졌고, 한국은 25-18로 또 빼앗은 4세트를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를 매조지했다.
김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봐야 한다. 메달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팀이다. 최선을 다하자’고 정신력 무장을 주문한 것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 주포 김연경은 “이탈리아와 8강에서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느낌이 좋았다.”면서 “지금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준결승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과 격돌한다. 김 감독은 “미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승 후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엔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다. 자신감을 갖고 한 번 대들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8-0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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