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감독 “고생한 선수들에게 미안”

강재원 감독 “고생한 선수들에게 미안”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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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와의 준결승에서 패한 뒤 선수들에게 “앞으로 우는 선수는 비행기에 태워 집으로 보내버리겠다”고 했던 여자핸드볼 사령탑 강재원 감독.

그런 그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2차 연장까지 치르는 대접전 끝에 29-31로 아쉽게 패하자 눈가가 붉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하던 강 감독은 눈물을 참느라 잠시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강호 덴마크, 스페인을 조별리그에서 물리치고 노르웨이와 비기는 등 선전을 펼쳤으나 4강과 3-4위전에서 다시 만난 노르웨이와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해 아쉽게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 감독은 “다친 선수들이 많이 나온 어려운 여건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고맙다. 17개월간 함께 고생을 한 선수들에게 메달이라는 보답을 하지 못하게 돼 미안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현역 시절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 주역으로 활약한 그는 “35년간 핸드볼을 해오면서 받은 사랑과 성원을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되갚으려 했지만 잘 안 된 것 같다”며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하나로 똘똘 뭉쳤다. 정말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 선수들에게 나는 더 할 말이 없는 감독”이라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부상자가 많이 나온 점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부상이 없었다면 선수 교체가 훨씬 원활하게 돌아갔겠지만 패자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 오히려 백업 선수들이 잘 해줘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답했다.

강 감독은 “다만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패배가 분명히 선수들 가슴에 상처가 되겠지만 이것이 나중에는 경험이 되고 성공의 씨앗이 되는 것”이라며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부분에서는 조금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함께 힘을 보탠 황보성일 코치와 신창호 코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후반 종료와 거의 동시에 골을 넣었지만 무효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삼킨 조효비(인천시체육회)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첫 경기부터 한 명씩 계속 부상으로 빠지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5골을 터뜨리며 분전한 그는 “끝나고 선수들끼리 ‘최선을 다했으니 울지 말자’고 얘기를 나눴지만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언니들이 있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속상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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