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4위..그래도 다시 뛰는 女핸드볼

아쉬운 4위..그래도 다시 뛰는 女핸드볼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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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선수 속출했지만 8회 연속 4강 진출베이징올림픽 이후 내리막길에서 전환점 마련

한국 여자핸드볼이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뒤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 4강에 오른 단체 구기 종목 가운데 최고의 ‘효녀 종목’이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 4위를 제외하고는 매번 메달을 갖고 귀국길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4위에 머물러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계속 내리막을 타던 한국 여자핸드볼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세계 정상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중심을 이뤘던 고참 선수들이 대거 유니폼을 벗으면서 전력이 약해진 탓에 한국은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떼어놓은 당상처럼 여겼던 금메달을 놓쳤다.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분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또 아시안게임 우승 실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그해 12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3회 연속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노린 한국은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에 32-33으로 패하며 더 이상 아시아 정상도 자신할 수 없는 신세가 된 듯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앙골라와의 16강전에서 패하면서 2001년 대회 이후 10년 만에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결과에 머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역대 최약체’라는 평을 들은 것은 물론 세계선수권 1~4위 팀인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 바람에 8강 진출도 쉽지 않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강재원 감독은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묵묵히 올림픽을 준비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세대교체를 추진하면서도 우선희(34·삼척시청), 김정심(36·SK루브리컨츠), 문경하(32·경남개발공사) 등 고참 선수들을 적소에 배치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그 덕에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평균 연령이 26.5세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의 28.1세보다 젊어졌지만 고참 선수들이 수비 등 궂은 일에 치중하며 중심을 잡아주면서 경험 부족에 따른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 국내에서 엄청난 양의 체력 훈련과 함께 남자 대학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체격 조건이 월등한 유럽 팀들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주장 우선희(34·삼척시청)는 이번 대회 기간에 “처음에는 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강재원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이 맞아들어가며 자신감이 생겼고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우리도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덴마크를 꺾고 노르웨이와 비기는 등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4강 팀들과도 대등한 경기를 치렀지만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김온아(인천시체육회), 정유라(대구시청), 심해인(삼척시청)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체력 고갈 속에 조별리그에서 대등하게 싸운 노르웨이, 스페인에 연달아 패하며 아쉽게 빈손으로 돌아서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정상권 팀들과 내용 면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친 한국 여자핸드볼은 점진적인 세대교체의 성공으로 오히려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소득을 분명히 안고 귀국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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