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칠성 한국新에 숨은 ‘식초 급수 작전’

박칠성 한국新에 숨은 ‘식초 급수 작전’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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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경보의 간판 박칠성(30·삼성전자)이 한국 육상의 유일한 한국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독한 훈련과 함께 ‘식초 급수(?) 작전’도 숨어 있었다.

올림픽 남자 50㎞ 경보 경기를 마친 다음날인 12일(현지시간) 마라톤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 도로에서 만난 박칠성은 “경기 후반에 급수대에서 코치님이 식초 섞은 물을 주시더라”고 전했다.

전날 경기에서 박칠성은 35㎞ 구간까지 25위에 머물다 45㎞ 구간에서 17위로 올라섰고 결국 13위로 결승선을 끊는 무서운 뒷심을 자랑하며 3시간45분55초의 한국 신기록으로 1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육상에서 나온 유일한 신기록이며, 한국 육상 선수가 낸 가장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남자 50㎞ 경보 경기는 마라톤보다 더 힘든 레이스로 악명이 높다.

박칠성도 풀코스 경기를 소화한 것은 이번이 고작 5번째였다.

그래도 앞서 경험을 쌓으면서 어느 정도 경기를 운영하는 요령을 익혔지만, 여전히 마지막 구간을 버티기는 쉽지 않았다.

이때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식초 섞은 물을 마시게 한 것이다.

박칠성은 “원래는 경기를 마치고 몸을 풀기 위해 식초를 마시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정신을 차리도록 마시자고 코치님과 사전에 교감이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언제 그 물을 줄지는 코치님만이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신맛에 혀끝이 짜릿해지면서 정신이 나더라”고 웃었다.

집중력을 되찾고 ‘역전 레이스’를 벌인 박칠성은 “사실 3시간44분대가 목표였는데 조금 못 미쳤다. 하지만 기록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박칠성이 한국 신기록을 세운 가장 큰 힘은 식초보다는 혹독한 훈련에 있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우리의 일정표를 보고 놀랄 정도였다”면서 “’어떻게 경기를 하란 말인가’ 싶을 만큼 쉴 틈 없이 훈련한 것이 정말 힘들었지만 결국은 자산이 됐다”고 전했다.

여전히 열악한 한국 경보의 현실 속에서 박칠성은 꾸준히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써 온 선수다.

그는 경보가 가능성 있는 종목이라면서 꾸준한 투자가 결국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보 선수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을 시작해 10여년 사이에 이만큼 올라왔습니다. 경보는 심판들의 눈에 이름을 익히고 코스에 적응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한 종목이예요. 최근 들어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자주 국제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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