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8승’의 골퍼 셰플러, 평정심의 마인드 컨트롤 비법

‘시즌 8승’의 골퍼 셰플러, 평정심의 마인드 컨트롤 비법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4-09-04 14:12
수정 2024-09-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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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에 집중해 부정적 생각을 떨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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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 14번 홀에서 의자에 앉은 채 티샷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 어깨 통증으로 기권을 고민하던 그에게 트레이너가 목 마사지를 했다. AP 자료사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 14번 홀에서 의자에 앉은 채 티샷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 어깨 통증으로 기권을 고민하던 그에게 트레이너가 목 마사지를 했다. AP 자료사진


‘멘탈 스포츠’ 골프에서 2024년은 스코티 셰플러(28·미국)의 해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승에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시즌 8승을 거두며 독주했다.

셰플러는 지난 2일(한국시간)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 직후 “정말 미쳤다”라며 “올해 한해는 거의 한 평생을 산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가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PGA 투어 상금 2920만달러에다 보너 3300만달러를 합치면 6220만달러(834억원)에 이른다.

그는 올해가 한 평생과 같다고 느낄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그린 재킷을 걸쳤다. 또 아들을 얻었고, 몇주 뒤 오렌지색의 점프슈트를 입고 머그샷도 찍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빛 눈물을 훔쳤고, 1위로 출발한 지 3수 만에 페덱스컵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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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가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틀랜타 USA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애틀랜타 USA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정말 그는 올해 ‘미쳤다’. 지난달 끝난 올림픽에서는 마지막 9개 홀에서 6타차를 뒤집으면서 타이틀도 방어했다. 지난 3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5타차 열세를 뒤집는 8언더파를 몰아치며 대회 창설 50년 만에 처음 2연패에 성공했다. ‘황제’ 타이거 우즈(48)도 이 대회 2연패는 달성하지 못했다. 셰플러에게 이런 우승의 가장 큰 자산은 ‘미치는 것’이‘고 AP통신이 4일(한국시간) 전했다.

셰플러는 “한 주를 시작할 때 내 목표는 올바른 태도를 가지고,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즉 마인드 컨트롤을 최대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일이 1년 내내 계속됐다. 이런 멘탈로 마스터스 우승과 폭행 혐의로 유치장 입감 등 롤러코스터 같은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림픽 직후 김주형(22)이 그의 캐디 테드 스콧에게 “셰플러는 이 모든 일에도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나”라고 슬쩍 물었다.

이에 대해 스콧은 “이것(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좋은 증언”이라며 “너도 그와 같은 한해를 매우 빨리 맞을 수 있다”라면서도 “그와 경쟁한다면 셰플러는 무자비하다. 상대를 땅에 처박는다. 그러나 경쟁이 끝나면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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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경찰이 촬영한 스코티 셰플러의 머그샷. 그는 PGA 챔피언십 대회 도중 경관 폭행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됐다가 폭행 혐의가 기각됐다. AP 자료사진
지난 5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경찰이 촬영한 스코티 셰플러의 머그샷. 그는 PGA 챔피언십 대회 도중 경관 폭행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됐다가 폭행 혐의가 기각됐다. AP 자료사진


시즌을 시작하는 올해 초 셰플러는 그가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정신력을 동원할 필요할 수 있었다. PGA 투어 우승한지 거의 1년이 지났다. 그의 퍼팅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도 많았다. 실제로 골프 랭킹 1위가 아니라고 흔드는 말도 돌았다. 드라이버를 칠 때 뒤로 미끄러지거나 다리가 꼬여 ‘비틀비틀 셰플러’라는 소리도 들었다.

셰플러는 이런 소음성 기사들을 읽지 않으려 했지만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는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 직후 “소음을 차단한다고? 그런 건 있을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머리는 꺼둘 수 없다. 다른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머리가 다른 일을 생각하도록 강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셰플러는 가시 돋힌 비판과 진부한 칭찬을 무시하고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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