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반세계선수권 여자복식 4강전, 세계 1위 쑨잉사-왕만위 3-0 완파…예테보리 대회 현정화 이후 처음
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탁구 세계 최강 ‘만리장성’을 넘어 한국 선수로는 30년 만에 세계대회 개인전 결승에 진출했다.전지희와 호흡을 맞춘 신유빈이 27일 남아공 더반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4강전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왕만위 조를 상대로 거침없는 드라이브 공격을 펼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전 결승에 오른 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 이후 30년 만이다. 신-전 조는 또 다른 만리장성 한 고개만 더 넘으면 현 감독 이후 처음으로 한국 탁구에 금메달을 안긴다.
여자복식만 놓고 보면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조 이후 무려 36년 만의 금메달이다. 결승 상대는 여자복식 7위의 왕이디-천멍 조(중국)로, 맞대결은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전 1시 30분 시작된다.
더반세계탁구선수권 여자복식 4강전에서 신유빈과 짝을 맞춘 전지희가 벼락같은 백커트로 쑨잉사-왕만위 조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신-전 조는 32강전부터 이날 준결승까지 4경기를 모두 ‘무실게임’으로 끝냈다. 전지희는 경기 뒤 어떻게 세계 1위를 이겼느냐는 장내 인터뷰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가 미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긋지긋했던 메이저 대회 부진 징크스를 제대로 털어낸 전지희는 또 “결승 한번 올라가는 게 제 꿈이었는데 파트너에게 정말 고맙다”며 신유빈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신유빈은 “난 언니 하는 거를 ‘야~ 와~ 오~’ 하면서 봤다”면서 “(지난번 맞대결에서는) 상대가 잘하니까 피하려다가 졌는데, 이번엔 우리 것만 하다 보니 이겼다”며 웃었다.
27일 남아공 더반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4강전에서 한국 탁구 30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일궈낸 전지희-신유빈 조가 활짝 웃으며 현지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앞서 개인전 세계선수권 복식에서 3차례나 메달(은1·동2)을 따낸 ‘베테랑’ 이상수와 ‘띠동갑 동생’ 조대성은 ‘디펜딩챔피언’ 스웨덴 조를 8강에서 돌려세우는 등 강자들을 연파하며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남자 단·복식 1, 2위의 판전둥과 왕추친에게 결승길을 내줬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