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연습벌레…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으로 메이저 제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에이스 김효주(19·롯데)가 이제 세계무대에서 이름 석자를 당당히 알렸다.1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마지막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국가대표 시절부터 한국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부터 각종 국내대회 우승을 휩쓸던 김효주는 17세이던 2012년 4월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그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생존 경쟁이 치열한 프로 세계에 뛰어든 김효주는 프로 전향 2개월 만에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우승 없이 2013년을 보낸 김효주는 올해 들어 무서운 속도로 질주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치운 김효주는 세계랭킹을 20위까지 끌어올린 덕에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효주는 힘을 앞세운 파워 히터라기 보다는 물 흐르듯 유연한 스윙으로 코스를 정확하게 공략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기본기와 스윙 리듬이 좋아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스윙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경기 도중 보기를 하더라도 다음 홀에서 훌훌 털어버리는 ‘쿨’한 성격도 멘탈 게임인 골프에서 큰 장점이다.
김효주는 또 프로로 전향하면 연습량을 줄이는 선수들과 달리 하루종일 연습에만 매달리는 연습벌레로도 잘 얄려져 있다.
김효주를 지켜본 주위 사람들은 “다른 것은 생각을 안하는 선수 같다. 골프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좋은 스윙과 강한 정신력, 지독한 연습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김효주의 눈은 이제 LPGA 투어로 향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미국 무대 진출 관문인 퀄리파잉스쿨을 거칠 필요가 없는 김효주는 일단 올해는 국내 투어에 주력한 뒤 내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상금과 대상 포인트, 다승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국내 투어에서 최고의 선수임을 이미 입증한 김효주가 내년에는 세계 최고의 LPGA 투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 골프팬들의 마음은 설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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