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피츠버그대 의대-베일러의대-휴스턴 보훈병원 연구진
우울증 환자에게 웃는 얼굴 나온 사진이나 동영상 노출
약물로도 치료 어려운 중증 우울증 환자도 치료효과
스트레스, 우울증 관련 이미지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구권에서는 우울증 유병률이 10~1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우울증 환자수는 93만 3481명으로 5년 전보다 37% 포인트 증가했으며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 올해는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우울증 치료는 항우울제를 이용한 약물과 정신과적 인지치료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 중증 우울증 환자도 적지 않다. 뇌신경과학자들이 우울장애를 느끼는 사람들은 웃는 사람의 사진이나 그림을 보는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베일러의대, 휴스턴 보훈병원 공동 연구팀은 컴퓨터를 이용해 간단한 신경인지 훈련 결과 웃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 중증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정신과학지’ 9월 22일자에 실렸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성인 2100만명이 우울증상을 호소했다. 매년 약 900만명의 성인이 우울증 진단을 받고, 3분의1에 해당하는 300만명 가까이 항우울제도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치료 저항성 중증 우울증을 가진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한 집단은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영화나 유튜브 음악 프로그램을 보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항우울제 투여 후 20분씩 웃는 사람들의 얼굴이 나오는 이미지와 웃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코미디 같은 동영상을 보도록 했다.
그 결과, 단순히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보다 웃는 얼굴이 나오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본 환자들에게서 항우울증 치료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웃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에게서는 우울증상이 약화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과는 중증 우울증 이외에 모든 우울증상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웃는 얼굴을 보면 뇌에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되면서 우울감이라는 장벽이 약화되기 때문에 약물이나 인지치료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레베카 프라이스 피츠버그대 교수(정신과학·임상심리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긍정적인 단어나 사진을 이용한 간단한 신경인지 훈련이 우울증 치료에 예상 밖으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울증 환자에게 주변 사람들이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속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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