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지난 2000년 중 가장 뜨거웠다 [달콤한 사이언스]

2023년 여름, 지난 2000년 중 가장 뜨거웠다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5-14 00:03
수정 2024-05-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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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낮 기온이 41도를 넘어선 2023년 7월 18일 한 남자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로마 포폴로 광장의 분수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로이터 제공
이탈리아 로마의 낮 기온이 41도를 넘어선 2023년 7월 18일 한 남자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로마 포폴로 광장의 분수에 머리를 담그고 있다.

로이터 제공
2023년 여름이 기원후 2000년 동안 북반구에서 가장 더웠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여름은 가장 선선했던 여름보다 4도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지리학과, 체코 국립과학아카데미 기후변화 연구소, 마사리크대 지리학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2000년 동안 자연적인 기후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여름은 고대 로마 제국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와 비교해 가장 더웠다고 밝혔다. 자연적인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기와 비교해도 0.5도 이상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5월 15일 자에 실렸다.

2023년은 세계 기상기구를 비롯해 각종 연구기관을 통해 가장 더운 해로 보고됐다. 그러나,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증거는 기껏 1850년까지 불과했고, 대부분의 기록도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었다.

연구팀은 일단 수천 곳의 기상 관측소 측정값을 결합해 6~8월 북반구 지표면 기온을 분석한 결과, 1850~1900년 평균 여름 기온보다 2023년 여름에는 2.07도 더 높은 것이 확인됐다.

또, 기후 관측 데이터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9종의 나무의 연대표와 나이테를 결합해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6세기 소빙하기와 19세기 초 소빙하기는 황 성분이 풍부한 대형 화산 폭발의 영향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계산한 결과, 기원후 1년부터 1890년까지 평균 온도보다 2023년 여름 기온은 2.20도 높았다. 또 가장 서늘했던 여름으로 알려진 기원후 536년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3.93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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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체코, 영국 과학자들이 2023년 여름이 지난 2000년 동안 북반구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여름은 가장 서늘했던 536년 여름보다 4도 가까이 기온이 높았다. 기후학자가 나이테 분석을 하는 모습.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독일, 체코, 영국 과학자들이 2023년 여름이 지난 2000년 동안 북반구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여름은 가장 서늘했던 536년 여름보다 4도 가까이 기온이 높았다. 기후학자가 나이테 분석을 하는 모습.

영국 케임브리지대 제공
이번 연구에 따르면 북반구의 경우는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한 수준에서 기온을 제한하기로 한 2015년 파리 협정의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엘니뇨 현상도 심화시켜 여름철 폭염을 더한다. 현재 엘니뇨 현상은 올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시 한번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이끈 얀 에스퍼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교수(기후 지리학)는 “이전 연구보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지구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최근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에스퍼 교수는 “지난해는 유난히 더운 해였고,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극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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