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영상으로 경제 상황 분석하는 AI 개발
北, 대도시 중심 발전으로 도농간 격차 심화
경제규모 예측에 주로 사용되어 온 야간조도 영상(왼쪽 위)에 따르면 불빛이 환한 남한에 비해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고 전기 수급이 되지 않아 어둡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은 북한(오른쪽 위)과 아시아 5개국(아래)의 경제 예측 결과를 더 자세히 보여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소·구글 어스·카이스트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 관측소·구글 어스·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전산학부, 기술경영학부,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 서강대 경제학과, 홍콩과기대, 싱가포르국립대 국제 공동 연구팀은 주간 위성영상을 활용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7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황 파악은 쉽지 않다. 이는 산업 분야 관련 현황 조사는 물론 인구주택 총조사 같은 기본적인 통계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인터넷에서 받아볼 수 있는 위성 영상만으로 기초 통계가 없는 최빈국까지 관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간이 제시하는 정보를 인공지능의 예측에 반영하는 ‘인간-기계 협업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에서 운영하는 센티넬-2 위성영상을 활용했다. 센티넬-2 위성영상은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 공개돼 있다.
연구팀은 위성영상을 가로, 세로 각각 2.5㎞씩 약 6㎢의 구역으로 나눈 다음 각 구역의 경제지표를 건물, 도로, 녹지 등 시각적 정보를 기반으로 수치화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북한, 네팔,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처럼 기존 통계자료가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분석을 시도했다.
2016년과 2019년 북한 지역을 찍은 위성영상과 인공지능으로 평가한 경제점수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픽. 관광개발구 중 하나인 원산 갈마지구(위)는 유의미한 개발이 관찰됐지만, 공업개발구인 위원개발구(아래)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유럽우주국(ESA)·카이스트 제공
유럽우주국(ESA)·카이스트 제공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이 제시한 경제 분석은 기존 인구밀도, 고용 수, 사업체 수 등 사회경제지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데이터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은 빈곤과 불평등 추이를 빠르게 지켜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지표를 측정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분석 모델 코드를 무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차미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IBS 데이터사이언스 그룹 CI)는 “이번 연구는 전산학, 경제학, 지리학을 융합한 것으로 일단 경제적 측면을 관찰하는 데 활용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시, 재난 재해 피해 탐지,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 안동현 카이스트 전산학부 박사과정 연구원 양재석 싱가포르국립대 지리학과 박사과정 연구원 차미영 카이스트 교수(IBS CI) 김지희 카이스트 교수 박상윤 홍콩과기대학 교수 양현주 서강대 교수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 제공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