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트랜스포머 로봇’
美서 동물 모방한 ‘모포봇’ 개발
바퀴·프로펠러 등 부속 장치 변형
경사면 오르고 장애물 피해 비행
“재난 구조·우주탐사 등 활용 다양”
中연구팀, 오징어 피부에서 영감
광선 투과율 조절 필름 만들기도
자연의 작동 원리는 과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안긴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바다사자, 미어캣, 조류인 추카의 움직임을 이용해 어떤 지형에서도 이동이 가능한 모포봇(M4)을 개발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노스이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바퀴, 프로펠러, 다리, 손 등 부속 장치를 변형해 다양한 지형에서 이동할 수 있는 로봇 ‘모포봇’(Morphobot)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 28일자에 실렸다.
동물의 특징을 활용한 변신로봇을 캐릭터로 만든 영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롯데컬처웍스 제공
롯데컬처웍스 제공
연구팀은 바다사자가 앞발을 이용해 육지에서도 이동하고 미어캣이 뒷발로 서서 주변을 정찰하며 꿩과에 속하는 새 ‘추카’는 가파른 경사면을 올라갈 때 날개를 발처럼 이용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동물들이 팔다리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로봇의 팔다리를 다기능성으로 설계해 복잡한 지형에서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2개 관절로 구성된 4개의 다리와 다리 끝에 프로펠러를 설치한 로봇 M4, 일명 모포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의 무게는 6㎏, 길이 70㎝, 폭 35㎝, 높이 35㎝로 지형에 따라 바퀴와 프로펠러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변신한다. 모포봇은 울퉁불퉁한 지형과 가파른 경사면을 통과할 수 있고 높은 장애물을 만나면 날아서 지나간다. 천장이 낮은 통로나 환기구 사이에서도 이동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알리레자 라메자니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재해 현장의 수색 및 구조 작업은 물론 우주 탐사, 오지에 물품 배송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코 도마뱀 발바닥 원리로 흡착 소재를 만드는 것처럼 생물 구조를 모방하는 자연 모사 과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오징어 같은 두족류의 피부는 홍채 세포와 색소세포의 분자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외관을 바꿔 천적을 피한다. 연구팀은 은나노 와이어를 이용해 가시광선과 적외선뿐만 아니라 전자파라고 불리는 마이크로파의 반사율, 투과율을 조절할 수 있는 필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마이크로파를 최대 99.9%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전자파 차단이 필요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하는 건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3-06-29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