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과정은
30만개 부품의 첨단 정밀과학 집약체무인특수차량에 실려 시속 1.6㎞로 이동
발사대에 기립 상태서 연료 등 종합 점검
발사 1시간 반 전 발표… 오후 4시쯤 유력
이륙 뒤 포물선 그리며 700㎞ 상공으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무인특수이동차량 트랜스포터에 실려 제2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로켓을 트레일러에 실어 옮긴 뒤 시간에 맞춰 쏘아 올리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으로 본다면 오산이다. 첨단 정밀과학의 총체인 발사체는 복잡한 절차와 점검과정을 거쳐 발사된다. 누리호에도 약 30만개의 크고 작은 부품이 들어가 있다.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7시 20분에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무인특수이동차량인 트랜스포터에 실려 제2발사대까지 옮겨졌다.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의 거리는 약 1.8㎞이지만 시속 1.6㎞ 속도로 천천히 이동해 약 1시간 25분이 지난 오전 8시 45분에 발사대 발사패드까지 수평 이송됐다. 이후 기립장치인 이렉터의 도움을 받아 오전 11시 30분에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워 발사패드에 고정하는 ‘발사체 기립’ 단계가 완료됐다.
발사 당일인 21일 이른 아침부터 현장 연구자와 기술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발사대에 우뚝 서 있는 누리호는 연료와 전기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밸브 및 엔진 제어용 헬륨을 충전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오전에 기상 상황과 누리호 종합점검 결과,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발사시간을 결정한 뒤 발사 1시간 30분 전에 정확한 발사시간을 발표한다. 현재로서는 오후 4시가 유력하다.
발사 시간이 결정되면 발사 4시간 전에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 주입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고 발사 50분 전까지는 연료와 산화제 주입이 완료된다. 이후 발사 10분 전까지 누리호의 기립 상태와 부품별 상태는 물론 주변 기상 상태를 재확인하고서 발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누리호를 잡고 있던 이렉터가 철수하고 비행 중일 때 로켓을 제어하기 위한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과 함께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된다. PLO는 누리호가 이륙하기 직전까지 모든 작업을 발사관제시스템이 자동 처리하도록 한 발사준비작업이다. PLO는 발사 2~3초 전이라도 발사체에 이상이 감지되면 카운트다운이 자동 중지되도록 돼 있다.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누리호 1단 엔진 4기에 0.2초 간격으로 차례로 불이 붙게 되고, 초당 약 1t의 연료와 산화제를 태우면서 얻은 추진력으로 4초 후 이륙한다.
누리호는 수직 이륙한 뒤 정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포물선 궤적으로 700㎞ 상공을 향하게 된다. 발사 최종 성공 여부는 발사 후 967초(16분 7초) 뒤 위성모사체를 분리해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것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실제 지상에서는 데이터 수신과 분석 과정 때문에 발사 후 약 30분 뒤에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2021-10-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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