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건 잡았지만 중요한 건 놓쳤다… K방역 2년의 명암

급한 건 잡았지만 중요한 건 놓쳤다… K방역 2년의 명암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22-01-19 21:54
수정 2022-01-2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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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캔자스주립대 교수

소수 희생 발판 다수 행복 추구
방역 협조한 자영업자들 폐업
정부가 좋지 않은 선례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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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캔자스주립대 사회학과 교수
김창환 캔자스주립대 사회학과 교수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뒤 남는 게 부채와 폐업뿐이라면 앞으로 어느 누가 코로나19 방역대책에 협조하겠습니까.”

불평등 문제 연구에 천착해 온 김창환 캔자스주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화상 인터뷰에서 손실보상에 소극적인 정부 방침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라면서도 “방역 대응이라는 ‘급한 일’은 잘하는데 감염병 이후를 대비하는 구조 개혁이라는 ‘중요한 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방역 대응만 놓고 보면 한국은 확진자나 사망자 추이를 보더라도 외국과 비교해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며 성과를 거둔 원동력을 “국민의 참여와 협조”로 꼽았다. 특히 그는 “소수를 희생양 삼아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좋지 못한 선례를 만드는 데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면서 ‘자영업자의 희생’을 언급했다. “하지만 희생 뒤에 보상이 없어요.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침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빚에 허덕이고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희생했으면 보상을 해 준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통하질 않는 거죠.”

정부 정책이 긴축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수추계 논란에서 보듯 정부 재정은 흑자 행진”이라면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봤다. 위기상황에선 국가가 적극적으로 빚을 져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하는데 한국은 거꾸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지난 2년 재정경제 정책은 완벽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미국만 해도 개별 가구에 나눠 준 돈이 한국 돈으로 1500조원이 넘고, 별도로 자영업자들은 최대 수억원씩 손실보상을 받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는 사회경제적 평등을 강화하고 각자도생이 아닌 사회연대로 국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2년 동안 기회는 다 날려 먹고 각자도생만이 살길이라는 인식만 키워 놨다”고 비판했다.

결국 불평등과 분노, 각자도생은 코로나19 대응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국가의 역할을 재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자산 불평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지원을 늘리면서 소득 불평등은 개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주요 선진국 보수진영이 ‘작은 정부’ 얘기하는 건 한국밖에 없다”면서 “한국은 21세기 들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경제성장률이 높았고 영화나 음악 등 문화 분야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인 흐름을 못 따라가는 걸 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2022-0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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