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도 600명대… 2.5단계 기준 웃돌아
정부 ‘방역 참여 호소·단속’ 외 방법 없어
“백신 접종 확대와 변이 통제 가장 중요”
방역 비상 속 꽉 찬 김포공항 주차장
코로나19 4차 유행이 가시화한 가운데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이 차량으로 꽉 차 있다. 방역 당국이 다음달 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유지하면서 봄철 늘어난 국내 여행객들의 방역 준수에 비상이 걸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14명이다. 전날(677명)보다는 63명 줄었지만 주말 검사 건수가 평일 대비 대폭 줄었는데도 여전히 600명대라는 점, 아울러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인구 이동량이 늘어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확진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611명인 데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하루 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 역시 591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기준을 웃돌고 있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이 27.0%(7677명 중 2076명)나 되는 것도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확진자 한 명이 다른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주간 1.12를 나타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한다.
정부도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은) 3차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12월 초와 매우 유사하다”고 진단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 아니라 유흥시설 영업금지 등 핀셋 방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방역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한 법적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한 것에서 보듯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현실적으로 참여 호소와 강력 단속 말고는 마땅치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과 올리지 않고 이른바 핀셋 방역을 하는 것 모두 일부 영업시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직결된다”며 “정부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영업손실을 보상할 수단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자발적 방역 협조와 단속만 강조하거나 자가진단키트처럼 말도 안 되는 논의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창보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 이사장은 “최근 확진자 추이는 젊은층이 많은데 무증상과 경증 환자가 많은 대신 확산 가능성은 더 커서 방역 당국이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은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만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 확대와 변이 바이러스 통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1-04-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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