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접종 7일 내, 17명은 14일 내 확진
접종받기 전후 면역 생성 전 감염 추정
AZ 1차 12주 뒤 2차 맞아 82.4% 효과화이자는 2차 맞고 1주일 뒤 94% 효험
의료기관 종사자 2차접종 시작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 실시된 20일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에서 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3주(21일) 간격으로 2번을 맞아야 하는데 이날이 첫 접종일인 지난달 27일 이후 3주째가 되는 날이다. 2021.3.20 연합뉴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접종 후 일주일 내 확진된 사례가 13명으로, 전체의 43.3%를 차지했다. 다른 17명은 8~14일, 즉 접종 후 2주차에 확진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가 27명, 화이자가 3명이었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확진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전 또는 접종을 받은 직후 면역이 생성되기 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두 번 맞은 뒤 최소 2주가 흘러야 완전한 성능을 발휘한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1만 7000명(18~55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는 1차 접종 후 22일째에 나타났으며, 이후 90일간 76% 수준의 예방 효과가 유지됐다. 12주 뒤 2차 접종 후 효과는 82.4%로 올라갔다. 이스라엘과 미국 연구팀 조사에서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2~3주 후 57%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고 2차 접종까지 받고 1주일 이상 지난 후 9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있기는 하나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접종 직전이나 직후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백신 보호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이 두려워 1차 접종만 받으려는 이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예방 효과를 잠시 얻을 순 있어도 길게 유지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차 접종을 안 해도 되려면 1차 접종에서 얻은 예방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대다수 백신은 한 번 접종으로도 효과가 지속된다는 근거가 없어 2차 접종까지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등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2차 접종이 시작돼 이날까지 313명(0.5%)이 2차 접종을 마쳤다. 이들은 2주 후 항체가 형성돼 4월 초 면역을 얻게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면 항체가 더 잘 생성된다는 연구도 있다. 미 메릴랜드대학병원이 의료 종사자 5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리보핵산(mRNA) 백신을 1회 접종했을 때 코로나19에 감염됐던 42명의 항체 수치가 비감염자 17명보다 현저히 높게 올라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 항체가 생겼던 메모리가 있다 보니 한 번 접종만으로도 부스터가 돼 항체 수치가 많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1-03-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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