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회동서 이견 재확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2020.8.6. 연합뉴스
●박능후 “국민 안전 위협받는 경우 엄중 대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의대 정원 확충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정부는 앞으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확충된 의료인들을 어떻게 내실 있게 교육·수련할 것인지, 또 어느 지역에 배치할지 중요한 세부적 논의 사항들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과제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강경한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의사 인력 부족이 환자 안전을 침해하고 불법 의료 행위를 유발한다며 정부안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지 말라”며 의료계의 파업 철회를 요청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과 대전협은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전협으로부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우려를 들었고 내일 집단 휴진과 관련해 필수 분야는 근무를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7일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전북대병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대 전면 재논의 등 우리가 원하는 바를 그동안 반복해서 얘기해 왔지만 (받아들여진 게 없는 상황에서) 간담회 한 차례로 당장 결정될 사안은 없었다”며 복지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의료계 “밥그릇 챙기기로 보지 말아 달라”
의료계는 담화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장관 담화가 예정돼 있다고 해 전향적 발표를 기대했는데 기존과 다를 것 없는 입장이고 (보여주기식) 명분 쌓기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의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한국의학교육협의회도 이날 이번 파업을 ‘밥그릇 챙기기’로 보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을 내놓으며 파업에 힘을 보탰다. 정부는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지만 7일 전공의 파업이 진료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진료 차질은 대학병원에서 빚어질 수 있는데 대체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 (파업 당일) 진료상 큰 차질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대기 시간은 길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20-08-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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