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준비단계서 오염 추정” 이대목동 의료과실 가능성 증폭

“주사제 준비단계서 오염 추정” 이대목동 의료과실 가능성 증폭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2-26 16:33
수정 2017-12-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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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4명 사망 이대목동병원, ‘관리부실’ 책임 피하기 어려울 듯

주사제 균 검출에 인큐베이터·모포서 로타바이러스까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사망한 사고와 관련, 보건당국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의료과실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이뤄져야 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여된 주사제에서 균이 검출되고 인큐베이터, 모포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까지 나오면서 이대목동병원은 사망원인과 관계없이 관리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가 이들에게 지방산 및 열량을 공급하기 위해 투여된 지질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사망한 환아는 모두 중심 정맥을 통해 지질영양 주사제를 투여받았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질본은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형민 질본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추정컨대 약제부에서의 환경보다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질본은 환아들의 감염 경로에 대해 ‘수액 자체의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느냐’, ‘의료진의 손만 남았다고 봐도 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수액 자체 제품의 오염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답해 ‘사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신생아 사망 초기부터 제기된 의료과실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의료계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4명이 사망한 초유의 사건에 대해 원인을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세균감염’과 ‘의료과실’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특히 사망한 환아 3명에게서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시트로박터균이 검출됐다고 발표되면서 이런 추측에 힘이 실렸다.

이에 앞서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내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주사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날 아이들이 맞은 주사제에서도 완전히 동일한 균이 검출됐다는 질본의 발표가 나오자 세균감염과 의료과실이 가능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해당 주사제는 전체 입원 환아 16명 중 5명에 투여돼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다만 주사제 오염과 감염이 신생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질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행 중인 검사 결과들을 종합해 사망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대목동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의 환아와 신생아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 모포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돼 병원의 위생관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환아 9명 중 8명은 동일한 유전형의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돼 사실상 같은 감염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1명은 현재 분석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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