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효과 가장 큰 50대 여성… 20대 남성 만족도 최하
2030 남성 63% “폭력예방교육이 남성을 가해자 취급”
집체식 교육, 소통 없는 비대면 교육 모두 효과 낮아
“성별·연령별 인식차 감안한 소규모 토론 수업 해야”
성별·연령 간 성평등 인식 격차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획일적인 폭력예방교육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지적이 잇따른다. 젊은 여성들에게는 시시하고, 뭇 남성들에게는 반감을 일으켜 교육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근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펴낸 이슈페이퍼 ‘남성 참여자의 폭력예방교육 효과성 증진방안’에서는 폭력예방교육의 효과가 성별,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2019년 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한 전국 공공기관 근로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교육 이후 젠더폭력에 대한 이해도는 여성 집단에서 전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교육효과를 가장 크게 느끼는 집단은 50대 이상 여성이었다. 수강 이후 이들의 95% 이상은 ‘피해자 고충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97.5%), ‘성차별·성별 고정관념과 관련해 변화를 느꼈다’(96.4%) 등 교육에 우호적인 답변을 남겼다. 반면 교육 효과가 가장 낮은 집단은 20대 남성이었다. 교육 만족도 평가에 20대 남성의 72.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조사 집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30대 남성의 63%는 ‘폭력예방교육이 남성을 가해자 취급한다’는 문항에 동의해 교육에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20대 여성은 18%, 40대 여성은 29.9%만이 이 의견에 동의했다.
직급에 따라서도 성인지 감수성에 차이가 나타나 고위관리자는 중간관리자, 일반직원에 비해 성희롱·성폭력 사건 대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았다. ‘수강 후 피해자 고통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질문에 고위관리자의 84.5%가 ‘그런 편이다’·‘매우 그렇다’고 응답해 중간관리자 92.7%, 일반직원 92.4%와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인식 격차에 교육 실효성을 위해서는 성별·연령별·직급별 소규모 토론 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 강당에서 진행되는 집체식 교육이나 녹화된 영상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교육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폭력예방교육컨텐츠를 개발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또한 교육 실적 점검을 통해 각 공공기관의 지표 이행 정도를 확인하고 있지만 독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페이퍼에서 “공공기관 담당자는 성별·연령별 인식 차이를 반영한 교육 콘텐츠를 확보해 교육 참여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한국양성평등교육원은 관련한 컨설팅을 공공기관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측면을 실적 점검 지표에 추가하여 공공기관 참여를 유도하고 우수기관이나 이들 기관 교육담당자 표창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중인 이한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활동가는 “특히나 성폭력 예방 얘기가 나오면 피로감부터 느끼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별도 교육이 필요하다”며 “‘당신이 가해자’라는 식이 아니라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목격자’로서 함께 활동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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