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올해 전면시행…학부모 대다수 ‘만족’
교사들, “일반교실 침범…정규 교육과정 훼손”
지난달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능실초등학교에서 강사와 학생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올해 늘봄학교 시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경기지역 학부모 대부분이 늘봄학교에 만족한다는 교육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교사들은 교실 부족 문제로 일반교실까지 늘봄학교에 활용되고 있다며 교육과 돌봄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경기교육청은 늘봄학교 프로그램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생의 학부모 2만 7273명을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온라인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9225명이 참여했고 종합만족도 항목에서 ‘매우 만족’ 4759명, ‘만족’ 3095명 등 7854명(85.1%)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운영 시간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는 ‘매우 만족’ 4455명, ‘만족’ 3460명 등 85.8%가 만족한다고 밝혔다.
교재·교구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매우 만족’ 3354명, ‘만족’ 3256명 등 6610명(71.6%)이 만족해 했다.
반면 초1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사교육비 부담이 줄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35.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46.8%로 가장 많았고, 17.7%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번 만족도 조사는 도교육청이 늘봄학교 본격 시행 이후 처음 진행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1일 2시간 이상으로 운영 시간 연장 희망”, “체육·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입실·퇴실 시 알림 시스템 필요”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학부모들과 달리 교사들은 늘봄학교 시행으로 인한 업무 가중을 호소·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송수연 경기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기간제 교사가 학교당 1명씩 배치됐지만 관련 업무 일부 또는 민원 처리, 학생 관리, 생활지도 등을 교사가 맡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교실이 부족해 일반교실을 늘봄교실과 겸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교사의 수업연구에 지장을 줘 자칫 정규 교육 과정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늘봄학교는 원하는 학생에게 다양한 늘봄교실(기존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올해에는 초1에게 2시간가량의 무료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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