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그 손가락’은 창조논란?… 결정적 증거 나왔다 [넷만세]

현대로템 ‘그 손가락’은 창조논란?… 결정적 증거 나왔다 [넷만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08-06 16:11
수정 2024-08-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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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 안전 포스터 ‘메갈손’ 의혹 휩싸여
한 네티즌, 12년 전 자료 찾아내 반론 제시
포스터 제작자가 기존 시안 이용했을 가능성
남초 여론은 “괜한 논란” vs “이젠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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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로템의 한 공장에서 발견돼 ‘메갈손’ 의혹이 불거진 안전 관리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최근 현대로템의 한 공장에서 발견돼 ‘메갈손’ 의혹이 불거진 안전 관리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캡처
멀게는 3년 전 GS25부터 가까이는 르노코리아에 이르기까지 ‘남혐(남성혐오) 손가락’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현대로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된 안전 관리 포스터에도 관련 의혹이 일어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가 들끓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이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면서 이 같은 의혹 가운데 일부는 ‘자라는 없는데 솥뚜껑만 보고 놀란’ 격임이 드러났다.

게임 분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지난 1일 ‘2주 전 남초 커뮤를 불태웠던 현대로템 ‘메갈손’은 정말일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메갈손은 2015년 만들어졌다가 2017년 폐쇄된 급진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에서 비롯된 말이다. 해당 로고는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가 타 인종에 비해 작다는 조롱과 인종차별을 의도해 만들어진 것으로, 메갈리아 폐쇄 후에도 같은 형태의 손가락 이모티콘 등이 남성 혐오 표현으로 온라인상에서 쓰이고 있다. 혐오 의미를 희석한 표현으로 ‘집게손’으로도 불린다.

루리웹 글쓴이는 현대로템 포스터의 경우 메갈손이 아니라며 증거 링크와 이미지들을 제시했다.

링크에 나오는 한 안전 관련 웹사이트에 2012년 작성된 글에는 여러 안전 관리 포스터 시안이 올라와 있는데 논란이 된 현대로템 포스터 속 캐릭터와 거의 일치하는 캐릭터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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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게시된 글에서 확인되는 건설현장 안전 관리 포스터 시안. 안전 관련 웹사이트 ‘세이프넷’ 캡처
2012년 게시된 글에서 확인되는 건설현장 안전 관리 포스터 시안. 안전 관련 웹사이트 ‘세이프넷’ 캡처
2012년 시안에서 건설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일하는 캐릭터는 낙하물 조심, 개구부 조심 등 여러 포스터에서 한 손을 ‘ㄷ’자 모양으로 만들어 보이고 있다.

12년의 시간 차가 나는 두 캐릭터가 형태는 물론 옷 색상까지 동일한 점으로 미뤄볼 때 현대로템 포스터 제작자가 기존에 건설업계에서 사용되던 시안 일부를 그대로 따다 썼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데 2012년은 메갈리아가 생기기 전으로, 남혐 손가락을 의도해 포스터를 그렸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현 시점의 현대로템 포스터 논란은 근거 없는 ‘창조 논란’이 된 셈이다.

이 사실을 접한 루리웹 이용자들은 “원래부터 쭉 쓰던 건데 공사장 잘 모르는 사람이 난리친 건가 보다”, “팩트체크 추천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옛날에 나온 자료라고 해도 지금 사람들이 (해당 손 모양을) 불편해하면 바꿀 만하다”, “당시엔 문제가 없었어도 차후에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면 바꾸는 게 맞다” 등 메갈손 논란이 뜨거운 이슈인 지금은 의심을 살 만한 디자인은 피하는 게 옳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커뮤니티 ‘개드립넷’에서도 “(메갈손 아닌 것을 메갈손이라고) 우기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지겹다”는 의견과 “욱일기도 20세기 이전부터 쓰던 거니까 괜찮다고 할 거 아니잖나. 이제 혐오 표현으로 보이니까 바꾸면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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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폐쇄된 급진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 로고.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폐쇄된 급진적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 로고. 한국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현대로템 한 공장에서 ㄷ’자 손모양이 담긴 안전 관리 포스터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포스터 제작자가 남성 혐오를 목적으로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일부 매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현대로템 측은 논란이 된 포스터를 신속하게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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