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세 행복지수 45점
등교 전 오답노트… 밤 11시 학원
이동시간 줄이려고 과외 선택도
“하루 5시간 잠, 친구들보다 많아”
3년 새 수면 15분↓ 공부 28분↑
병원 찾는 아동 불면증 年4381명
어린이가 마음껏 꿈꾸는 세상 향해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야외 학습을 나온 송파구청 어린이집 원생들이 풍선을 들고 비눗방울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다. 올해는 1922년 어린이날이 제정되고 102년이 되는 해다.
도준석 전문기자
도준석 전문기자
매일 아침 7시 일어나 오답노트를 펼치고 아침밥을 먹는 김서연(16·가명)양의 하루는 ‘수업(학교)·수업(학원1)·수업(학원2)·자율학습’을 거쳐야 끝난다. 오전 8시 학교에 갔다가 오후 4시 30분 교문을 나선 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신 전문학원 최상위반 두 곳에서 오후 11시까지 수업을 받고 자율학습을 한다. 집에 오면 오후 11시 30분. 마음 같아선 침대로 뛰어들고 싶지만, 학교·학원 숙제까지 마쳐야 눈을 붙일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최서희(14·가명)양도 자정까지 학원 숙제를 하다 잠든다. 최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아침마다 ‘제발 5분만’을 외치면서 잘 일어나질 못해 안쓰럽다”며 “이동시간과 식사시간을 아끼려고 학원을 한 군데 줄였는데 불안한 마음에 대신 집에서 과외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사에 응한 아동·청소년 가운데 65.1%는 적정 시간 이상 공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부시간은 고등학생(3시간 33분), 중학생(3시간 12분), 초등학생(저학년 2시간 17분·고학년 2시간 47분) 순이었다. 재단이 아이들의 생활시간과 설문조사 등으로 추산한 아동 행복 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에 그쳤다. 이성희 우석대 아동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업 시간이 길고 수면 시간이 짧다는 것은 공부 외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된다는 의미”라며 “당연히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0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