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이번 정상회담은 노동자에게 희망이었다”

[직격인터뷰] “이번 정상회담은 노동자에게 희망이었다”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18-09-21 13:41
수정 2018-09-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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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다녀온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인터뷰

지난 18~20일 문재인 대통령 방북 일정에 노동계 대표로 동행한 김명환(사진) 민주노총 위원장을 21일 서울역에서 만났다. 김 위원장은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앞으로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올 것인지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행사였다”면서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현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전쟁 위협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일반 서민, 노동자에겐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21일 서울역에서 만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Q.북에 다녀오신 소감은.

A.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의 요지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실질적으로 없애고 전쟁이 없는 평화 속에서 남과 북이 번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 함께?다는 게 감격스럽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동계를 포함한 각계각층이 동행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정부만의 자치통일과 평화번영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란 뜻이다. 우리 사회 압도적 다수인 노동자가 평화와 통일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 그로써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였다.

Q.북에서 무엇을 봤고 무엇을 했나.

A.주된 일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잘 꾸리는 것이었다. 다만 각계각층에서 서로 관련된 북측 대표와 면담을 했다.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나 대담을 했다. 지난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관계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처럼 파탄과 전쟁위기로 다시 몰리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계뿐만 아니라 종교·사회·문화계가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단 공감대를 이뤘다. 이외에도 평양교원대학, 만경대 학생 소년궁전 등을 방문해 북한의 교육과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이번 정상회담이 노동계엔 어떤 의미인가.

A.크게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남북간 교류의 확대다.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남한에도 현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전쟁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없앴다는 것이다. 전쟁의 위협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일반 서민과 노동자다. 그런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단 점이다. 매년 국방비로 나가는 세금이 어마어마하다. 남과 북이 서로 불가침 협약을 분명하게 했다면 이젠 대결구도에서 평화구도로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남북대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복지나 사회발전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노동환경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Q.앞선 정상회담과 이번 회담이 달랐던 점은.

A.피부로 느껴질 만큼 구체적이었단 점이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일본 등과도 외교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는 구체적인 경제협력을 위해서 도로나 철도 연결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해 국내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층위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핵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쟁은 한반도에 없다는 걸 남북히 함께 선언했다는 점이 앞선 판문점 선언을 기반으로 해서 한발 나아간 점이다.

Q.앞으로 민주노총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A.과거부터 자주교류와 평화통일을 위해 적폐정권과 싸워왔다. 촛불정국 이후로도 속도감 있게 자주통일 평화번영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는 이런 속도를 더욱 높여야 겠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경제주체 중 하나로서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평화번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우선 남북 교류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 남북 노동자가 직접 만나 금강산에서 동포애를 나눌 수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조선직업총동맹 등 북한의 노동자 대표들과 정례화된 공식 회담도 준비하고 있다.

Q.북에 있는 노동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있나.

A.이번 일정에서 그것까지 구체적으로 알 순 없었다. 여러 대북제재 속에서도 그래도 국가가 굴러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노동자들이 있는 것 같다. 북쪽도 남쪽의 상황을 다 알고 있더라. 최근 쌍용차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도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Q.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민주노총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A.아주 먼 미래이기도, 지금 이 순간에 와 있는 가까운 일이기도 하다. 통일이란 것이 서로를 인정하는 가운데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필요할 거란 인식을 하고 있다. 남과 북의 노동자가 일하는 체계는 서로 많이 다를 것이다. 단적으로 북측은 노동자가 주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인식이 있고 자본주의 국가인 남한에선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고자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차이가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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