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中企 손잡고 ‘도로 백수’ 막았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청년 인턴 대부분이 다시 ‘백수’(실업자)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구로구 청년인턴 참여자의 90% 이상이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행정기관과 지역기업, 청년인턴이 ‘삼위 일체’로 일궈낸 결과라는 평가다.
●인턴기간 급여, 구 전액 부담
18일 구로구에 따르면 지난해 선발한 청년인턴 100명 중 취업이나 교육 등을 이유로 스스로 그만 둔 중도 탈락자를 제외할 경우 계약기간을 채운 근무자는 모두 76명이다.
이 가운데 95%인 72명이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신분 안정은 물론, 매달 최대 100만원까지만 지원되던 급여도 평균 130만~150만원(성과·상여금 등 제외)으로 뛰었다.
구가 운영하는 청년인턴제는 행정기관이 인턴들에 대한 급여를 전액 부담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행정인턴제와 유사하다.
그러나 인턴을 뽑는 주체와 해당 인턴이 근무하는 장소가 행정기관이 아니라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청년실업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임금 전체가 아니라 50%만 지원하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와도 구별된다.
구로구 청년인턴제는 ‘실업제로(zero)센터’가 주관하고 있다. 센터는 우선 인턴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이어 인턴 지원자를 모집한 뒤 해당 기업에서 원하는 인턴을 선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디지털단지 입주업체 맞춤인턴
중소기업들은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없앨 수 있다. 인턴 입장에서는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친 인턴을 정규 사원으로 다시 뽑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양대웅 구청장은 “구로 디지털단지 등에 입주해 있는 중소·벤처기업들과 손잡고 맞춤형 인턴제를 운영한 결과가 인턴들의 높은 재취업률로 나타났다.”면서 “행정기관은 실업난, 기업은 인력난, 청년인턴은 구직난을 각각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구는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추가로 배정받았다.
이에 따라 구는 청년인턴 채용 규모를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는 200명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인턴 운용기간도 당초 계획했던 7개월에서 10개월로 확대했다. 모집 대상은 고등학교 이상 졸업(예정)자 가운데 만 20~40세의 구로구 거주자이다.
양 구청장은 “재취업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업종을 중심으로 인턴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업무능력을 키우기 위한 별도의 전문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0-02-1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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