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팀인데…” 北, EPL 무단 중계하면서 ‘손흥민·황희찬’ 경기는 빼

“1위팀인데…” 北, EPL 무단 중계하면서 ‘손흥민·황희찬’ 경기는 빼

윤예림 기자
입력 2023-11-04 11:10
수정 2023-11-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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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2021~2022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5∼26라운드 하이라이트 영상을 방영했다. 여러 선수들의 골 장면을 내보내면서도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가 뛰는 경기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2022.7.19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2021~2022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5∼26라운드 하이라이트 영상을 방영했다. 여러 선수들의 골 장면을 내보내면서도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가 뛰는 경기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2022.7.19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년 반 동안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약 130회 무단 방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손흥민과 황희찬 등 대한민국 선수가 등장하는 경기는 중계하지 않았다.

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EPL 관계자는 최근 VOA에 “중계권 계약을 맺고 있지 않은 북한이 무단으로 EPL 경기를 중계 방송했다”며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모두 129회 방영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3일 리버풀과 본머스 경기를 녹화 중계하며 상단에는 ‘조선중앙TV’ 로고를 달고, 화면 오른편에는 ‘2023~2024 잉글랜드 최상급 축구련맹전 중에서’라는 문구를 붙였다고 한다.

조선중앙TV는 EPL 2019~2020, 2021~2022 시즌 일부 경기를 녹화 방송했으며, 최근에는 2023~2024 시즌 경기도 방송하고 있다. 주로 전체 경기 실황을 녹화 중계하는 방식이지만, 2개의 경기를 1개 경기 분량으로 편집하거나 하이라이트 득점 장면을 따로 모아 방영하는 경우도 있다.

VOA는 “(EPL은) 일반적으로 경기당 1000만 영국 파운드, 미화 약 1238만 달러가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경기당 중계료가 1000만 달러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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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아스널과의 경기 후반 10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3.09.25. 런던 AP 뉴시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아스널과의 경기 후반 10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3.09.25. 런던 AP 뉴시스
다만 북한은 한국 선수가 등장하는 시합은 방송하지 않고 있다.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위권 팀들을 포함해 거의 모든 팀의 경기가 1번 이상 소개됐지만,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는 방영 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다.

VOA는 “이번 시즌 리그 1위에 올라 있는 토트넘 경기가 방영에서 제외된 것은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손흥민은 이번 시즌 8골(1도움)로 EPL 득점 순위에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1골)에 이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8골)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사법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만큼 실제 법적 조치를 통해 북한 측 인사를 처벌하거나 배상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이 다른 나라의 축구 경기를 무단으로 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지난 7월 국제축구연맹(FIFA)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경기를 녹화 중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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