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지목, 남북군사합의 파기 언급
대내용 기관지 보도해 실제 행동 가능성
통일부 “훈련이 군사 긴장 계기 안 돼야”
김여정, 한미훈련 비난…“3년전 봄날 돌아오기 어려울 것”
북한이 16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대화와 교류 업무를 하는 대남기구 정리 등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한 김여정. 2021.3.16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화는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인민 필독매체’인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인민들을 대상으로 공표된 담화여서 앞으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연합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축소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 버리는 특단의 대책”, “현 정세에서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 버리는 문제” 등을 거론하며 남북 관계 파국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향해서도 처음으로 ‘미국 새 행정부’라고 칭하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외교·국방장관의 2+2 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한미연합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담화가 한미연합훈련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한미 2+2 회담을 앞두고 나온 데 대해 유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1-03-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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