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만에 공개 활동… ‘핵 카드’ 배경은
작년말 대미 정면돌파 선언 연장선 전망전문가 “행동 예고보다는 압박용 메시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배치에 무게”
중앙군사위 참석자 모두 ‘No 마스크’ 눈길
지휘봉 든 김정은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확대회의 연단에 올라 긴 지휘봉으로 스크린을 가리키며 뭔가를 직접 설명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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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지 22일(보도일 기준) 만에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선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것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며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월이 지난 뒤에도 북미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벗어나지 못하자 재차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셈이어서 대미 압박용 성격이 짙어 보인다. 다만 미국은 비핵화 진전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엔 제재가 계속 집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손목 밑 검은 점 노출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 보이는 김 위원장 손목 밑 검은 점과 관련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심장 시술과 관련된 동맥주사 흔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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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국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무력 도발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략 무력 속에는 SLBM과 ICBM 등이 포함되나 아직은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세트의 실전 배치에 무게중심이 있다”며 “행동 예고보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가 강하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측면이 있지만 곧장 군사적 도발로 나아간다고 읽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관련 부서에서 분석하고 있다”고만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90여명의 군 간부들 앞에서 직접 연설하면서 건강이상설을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직접 TV 스크린 속 그림을 지휘봉으로 짚으면서 설명했고 군 간부들은 종이에 펜으로 받아 적으며 경청했다. 김 위원장 책상 위에는 담배, 재떨이, 찻잔과 안경이 놓여 있었다.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코로나 청정국’임을 재차 주장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에선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 창건일인 4월 25일이 다시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됐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20-05-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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