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창린도 시찰 중 사격 지시 ‘도발’
남측 향해 발사 가능성도 배제 못 해軍 즉각 유감표명… “9·19 합의 준수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의 서부전선 창린도 방어대와 여성중대 시찰을 보도하며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 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하며 한번 사격을 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안포 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훈련해 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렸다”고 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접경도서다. 38도선 이남에 위치해 광복 직후 대한민국의 영토였지만 6·25전쟁 이후 정전협정에 따라 북측 지역이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정한 목표 지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남측을 향해 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북측에서 언급한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하고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측은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9·19 군사합의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에서 북측 초도 이남까지 최대 135㎞ 범위에서 포사격을 중지하고 해안포의 포구 덮개 설치와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돼 있는데, 김 위원장이 방문한 창린도는 초도 이남에 위치해 있어 9·19 군사합의의 적용을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해 도출해 낸 9·19 군사합의는 우발적인 재래식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19 합의를 위반한 것이고 남측과 미국을 향한 불만이 담겨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9-11-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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