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6-25 00:36
수정 2019-06-2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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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비핵화 직거래’ 친서외교

북미, 미사일 발사·화물선 압류 등 위기
김정은·트럼프 고비마다 ‘신뢰’ 재확인
레이건·고르비 두 차례 회담 노딜 극복
2년 만에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 체결
전문가 “북미 정상 유연한 접근에 공감”
일부 “실무협상 통해 꼭 의제 조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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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 핵군축 주도한 레이건·고르비
32년 전 핵군축 주도한 레이건·고르비 로널드 레이건(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85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군비 경쟁 중단과 축소를 논의하기 위해 처음 만나 악수하는 모습. 양 정상은 이후 1987년 워싱턴에서 핵탄두 장착용 중·단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는 내용의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RNFT)을 체결했다.
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교환하고 북핵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톱다운 협상 방식에 다시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톱다운 방식에 회의론이 대두됐으나, 북미 정상이 이달 들어 친서 교환을 통해 신뢰를 확인함에 따라 북핵 해결에 톱다운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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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한반도 비핵화 토대 마련됐다”
폼페이오 “한반도 비핵화 토대 마련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제다의 알 살람 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다 AP 연합뉴스
북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등으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 정상은 고비마다 개인적 신뢰와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며 서로를 향한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약속을 어긴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미국 내 대북 협상 회의론을 불식시키려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대미 정책 기조는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으로 정리됐다.

정상 간 신뢰로 양국의 오랜 불신과 국내외 협상 회의론을 극복한 사례는 냉전 시기에 존재한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5년 스위스 제네바와 이듬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두 차례 회담을 열고 전략무기 감축 등을 논의했으나 ‘노딜’로 끝났다. 제네바와 레이캬비크 회담은 당시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이 거셌으나,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 평가했다. 두 정상은 결국 1987년 워싱턴에서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NF)을 체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 한동안 침체한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 구조를 되살리는 게 미국의 정책도 바꾸고 남쪽과도 협력해 나가는 길”이라며 톱다운 고수를 강조했다.

다만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면서 정상회담 전에 양국이 실무협상을 통해 두 정상이 합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제를 정교하게 조율·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의 문제 해결과 북핵 문제의 유연한 접근에 공감하고 있기에 실무협상도 3차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리고 담판을 하는 것이기에 실무협상도 결국 톱다운 방식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6-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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