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석 공항 영접에서 7번째 도열… 시주석과 정치국원 촬영 때는 빠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2019.3.2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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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1부부장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52일 만인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할 때 등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리설주 여사 바로 옆자리에 자리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정치적 위상은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달리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20일 시 주석을 당 중앙위 본부청사로 초청해 당 정치국 성원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사진에는 김 위원장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등 33명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20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및 당 정치국 위원·후보위원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 사진에는 2017년 10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앞줄 왼쪽부터 펑리위안 여사, 시 주석, 김 위원장, 리 여사.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에 김 제1부부장이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 이후 후보위원직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중앙위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이 개편된 뒤 김 위원장과 새로운 정치국 성원 33명이 함께 찍은 사진에도 김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의 직책으로 추정되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직에서도 교체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김 위원장의 국외 정상외교를 수행했고, 국내 주요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함께 행사장을 누비며 의전과 행사 진행을 총괄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수행단에서 빠졌으며, 대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현송월 오른쪽은 장룡식 공훈국가합창단장 겸 수석지휘자. 2019.4.24 연합뉴스
하지만 김 제1부부장의 위상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신호도 포착된다. 김 제1부부장은 20일 시 주석의 공항 영접 행사에서 북측 당·정·군 요인 중 7번째로 도열했다. 김 제1부부장 바로 뒤에는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김 제1부부장이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면 후보위원보다 높은 정치국 위원인 김 총정치국장보다 앞서서 서 있기 어렵기에 김 제1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왼쪽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 이희호 여사의 별세를 애도하며 보낸 조화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여정 북한 노동장 제1부부장이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우리 쪽 인사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달하는 모습. 2019.6.12 통일부 제공. 연합뉴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여정은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급 인사들과 함께 시 주석을 영접했다”며 “그가 최근에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위원직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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