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나는 이도, 아픈 이도 있어선 안되는 북한 총선거 투표율 얼마나?

세상 떠나는 이도, 아픈 이도 있어선 안되는 북한 총선거 투표율 얼마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3-10 10:15
수정 2019-03-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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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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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세상을 떠나는 이가 있어선 안되며 모두가 건강한 상태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반도에 숨쉬며 사는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이런 소식을 영국 BBC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가슴 아린 일이다. 북한이 10일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는데 방송은 매우 덜 떨어지고 괴이하기 짝이 없는 국가체제를 상징하는 북한의 선거제도를 조명하고 있다.

주민들은 각 선거구에 단독으로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투표한다. 만 17세 이상이면 아프지 않는 한, 반드시 투표에 참가해야 하며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난다. 여느 나라 선거처럼 기표하는 곳과 투표함이 구비돼 있지만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은 그냥 종이를 접어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투표하는 곳에서 곧바로 개표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북한 전문가 표도르 테르티츠키는 “주민들이 충성심을 과시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투표소에 나타나 장사진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에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으로, 우리의 국회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이론적으로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권력에서 제거할 수 있는 권한도 있지만 반체제란 꿈도 못 꿀 일이다. 5년마다 새로 구성되는데 이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두 번째라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라 체제 결속을 다잡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13기 대의원 선거 때는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여해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날 북한식 선거제도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글을 잇달아 게재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재편을 통해 ‘김정은 2기’ 성격의 권력집단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13기 대의원 선거 이후 이뤄진 당과 군부, 내각의 권력구조 변화가 새로운 대의원 진용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13기 때는 687명이 당선됐으며 12기 대의원이 55% 교체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시 제111호 백두산선거구에 대의원 후보로 등록해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어느 선거구에 후보로 등록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13기 대의원 당선자 명단이 선거 종료 이틀만에 발표됐던 점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는 늦어도 12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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