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체포한 캐나다 대북사업가는 김정은 위원장과 막역한 사이

중국이 체포한 캐나다 대북사업가는 김정은 위원장과 막역한 사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2-13 23:34
수정 2018-12-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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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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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중국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했다가 보석 석방한 일로 두 나라 관계가 엉망인 가운데 중국 당국이 두 번째로 체포한 캐나다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막역한 사이라고 영국 BBC가 13일 보도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 10일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국가안전국이 이 도시에 거주하는 스페이버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버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받았다’고 캐나다 정부에 알린 뒤 더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캐나다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불과 나흘 전인 지난 9일 트위터에 북한 사리원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주민들의 사진을 올리고 “서울에 돌아간다. 10일부터 며칠 동안 서울에 있을 것이다. 친구들 만나 술 한 잔 하자”라고 적기도 했지만 종적이 묘연했는데 사흘이 지나서야 그를 체포한 사실을 공표한 것이다.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 대표인 스페이버는 2013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 앞바다에 띄워 놓은 개인 요트에 초대될 정도로 친한 사이였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버젓이 공개하고 자랑했다. 물론 우리말 실력도 출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 삶에 가장 황홀했던 경험이었다. 우리는 사흘 동안 어울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해서 이듬해 1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첫 방북을 주선했다.
또 지난해 7월 평양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순회경기대회 등 북한에서 열리는 행사에 다수 관여했다.

그의 백두문화교류사 홈페이지에는 그가 독일,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대만, 싱가포르 기업의 투자 의향을 북한에 전달하는 게 주 사업이라고 소개돼 있다.

스페이버가 체포된 지난 10일, 캐나다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에서 일하는 마이클 코프릭도 안보 위협 혐의로 체포됐다. 외교관 출신인 코프릭은 ICG 동북아 선임고문으로 중국, 일본, 한반도 등 동북아 정세를 연구해왔으며 ICG에서 북한 핵위기에 관한 보고서를 쓴 적이 있다.

둘 모두 대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다. 중국 정보 당국이 기존에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들을 잡아들이면서 멍완저우를 체포한 캐나다 당국에 보복성 조처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과 아주 가깝고, 북한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내세우는 인물을 체포함으로써 더욱 복잡하게 얽혀들어가는 모양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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