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장에서 김정은과 폼페이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과 오찬을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0.7
CBS 홈페이지 캡처
CBS 홈페이지 캡처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4차례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오찬을 같이 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한 만큼 예정에 없던 두 사람의 업무 오찬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CBS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3시간 30분 동안 얼굴을 마주했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를 떠나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2시간 가량 면담했다. 이후 북한이 국빈을 맞는 장소로 쓰이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1시간 30분 동안 점심을 먹었다.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한 사실을 알렸다. 사진은 백화원 영빈관 오찬장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 2018.10.7
폼페이오 트위터 캡처
폼페이오 트위터 캡처
김 위원장은 “장관께선 4번째 우리나라 방문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낯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식사가 마련된 오찬장까지 나란히 걸은 두 사람은 취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많은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이 “카메라가 너무 많다”고 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에 잡힌 벽에 걸린 시계는 오후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찬은 원형테이블에 차려졌다. 한 가운데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 비둘기떼 조각품이 꽃장식과 함께 놓여 있었다.
폼페이오와 오찬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2018.10.7
CBS 유튜브 캡처
CBS 유튜브 캡처
AP통신은 이날 오찬이 푸아그라(거위간 요리), 소라 수프, 스테이크, 송이버섯 구이, 초콜릿 케이크에 레드와인과 소주를 곁들인 5단계 코스였다고 전했다. 나비넥타이를 맨 남자 종업원들이 접대를 맡았다.
자리에 앉은 김 위원장은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에 좋은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부를 전한다. 우리는 아주 성공적인 오전을 보냈다. 정말 감사드리고 점심에서 우리가 보낼 시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임명된 지 2주 만인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메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미국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찾은 것은 18년 만이었다.
폼페이오 7일, 네번째 방북...김정은 만난다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 국무부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2018.10.3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1, 2차 방북에서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났다.
3차 방북은 지난 7월 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졌으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날 210분간 마라톤 면담을 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방북을 마치고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 5시 20분쯤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방한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을 면담하고 있다. 2018.10.7.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그러나 두 사람의 협상이 세부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 미국과의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폼페이오 장관과 사절단으로 방북에 동행한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방문과 달리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을 포함해 몇몇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관리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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