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8-09-18 22:34
수정 2018-09-1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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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지시해 2014년 재건축… 2000년 DJ 방북 때와 완전히 달라져

공항청사 영어로 ‘Terminal 1’ 표기… 활주로 너머 다세대주택 대거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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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인민군 의장대의 분열을 받기 위해 나란히 분열대에 서 있다. 두 정상이 선 분열대 앞으로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가 차례로 분열을 실시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인민군 의장대의 분열을 받기 위해 나란히 분열대에 서 있다. 두 정상이 선 분열대 앞으로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가 차례로 분열을 실시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에 도착할 때 눈길을 끈 것은 순안국제공항의 세련된 외관이었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의 초라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온 공항청사 건물 외면엔 영어로 ‘Terminal 1’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순안공항 주변도 이전과 다르게 깔끔한 모습이었다. 특히 공항 활주로 너머 산기슭에 4~5층 높이의 건물이 대거 늘어선 것도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같은 다세대주택으로 추정된다.

국제공항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군색했던 순안공항이 세련된 모습으로 재단장한 것은 2015년이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14년 재건축이 시작돼 다음해 완공 직후 관광객을 비롯해 외빈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어릴 때 외국(스위스) 생활을 한 김 위원장이 외국 방문객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공항과 그 주변을 집중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55년 평양시 북쪽에 세워진 순안공항은 주로 군수물자 운반 등 군용으로 운용되다 일부 재건축 후 1959년 평양~모스크바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공항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9년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 2개의 항공역사(1, 2여객터미널)와 2개의 활주로를 갖춘 현재의 모습이 됐다. 2015년 리모델링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건축 브레인’인 마원춘 국방위원회 건설국장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마원춘은 김정은 정권의 업적 사업인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등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순안공항 신청사 건설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강도 오지의 농장원으로 좌천됐다가 1년 만에 복귀했다.

순안공항은 2015년 초 새롭게 단장하면서 전면 옥상에 설치했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내리고 그 자리에 ‘평양’이라는 글자를 새긴 조형물을 세웠다. 기존 3층에서 4층으로 증축됐다. 청사 내부에는 일식 초밥집과 휴대전화 대리점, 기념품 가게 등이 추가로 들어섰다.

평양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8-09-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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